등산화 얼음 산에서 머리카락도 수염도 허옇게 얼어 붙은 얼굴로 하나같이 등산화를 가슴에 꼭 끌어안고 나란히 얼어 죽어간 등반대원들의 모습 장엄한 순교자의 모습으로 다가온 그 현장 보도 사진 한장이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문득문득 떠오르곤 합니다. 지금 우리는 저마다 어딘가를 향해 오르고.. 어룩, 중요 연설문/아름다운 시 2009.12.29
젖은 등산화 언젠가 어떤 사진 한 장을 보고 얼어 붙듯 묵상에 잠긴 적이 있었습니다. 등산화를 가슴에 꼭 끌어안고 얼어 죽은 등반대의 처절한 죽음을 기록한 한 장의 사진이었습니다. 산 사람들은 얼음 산정을 향해 오르다 텐트를 치고 잠을 잘 때 젖은 등산화를 가슴에 꼭 품고 잠을 청합니다. 그래야 더음 날 아.. 어룩, 중요 연설문/아름다운 시 2009.12.29
말을 위한 기도 말을 위한 기도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없이 뿌려 놓은 말의 씨들이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조용히 헤아려 볼 때가 있습니다. 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 그 어딘가 뿌리를 내렸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웬지 두렵습니다. 더러는 다른 이의 가슴속에 좋은 열매를 또는 언짢은 열매를 맺게 했을 .. 어룩, 중요 연설문/아름다운 시 2009.11.18
깨끗함의 기도 오, 사랑의 주님! 존경 받으려는 욕망으로 부터 사랑 받으려는 욕망으로 부터 칭찬 받으려는 욕망으로 부터 명예로워 지려는 욕망으로 부터 찬양 받으려는 욕망으로 부터 선택 받으려는 욕망으로 부터 인정 받으려는 욕망으로 부터 인기를 끌려는 욕망으로 부터 모멸 받는 두려움으로부터 경멸 받는 .. 어룩, 중요 연설문/아름다운 시 2009.11.18
마음을 찍는 사진기 어느 마을 시장에 사람의 마음을 찍는 사진기가 있었습니다 어떤 유명한 정치가가 찍었더니 커다란 돈 다발이 찍혔습니다 돈 많은 사장님을 찍었더니 술과 여자가 찍혀 나왔습니다 어떤 남자는 늑대가 찍혀나오고 어떤 여자는 여우가 찍혀나왔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이 시장에 얼굴이 험상궂게 생긴 .. 어룩, 중요 연설문/아름다운 시 2009.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