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와 역사 587

2023(4356). 7.13(목) 음력 5.26 임신

2023(4356). 7.13(목) 음력 5.26 임신 “다 저녁 때 오는 비는 술추렴 문자같다/골목집 들창마냥 마음 추녀 죄 들추고/투둑, 툭, 젖은 섶마다 솔기를 못내 트는/누추한 추억의 처마 추근추근 불러내는/못 지운 눈빛 같다 다 저녁 때 드는 비는/내 건너, 부연 등피(燈皮)를 여직 닦는 그대여”-정수자 ‘저녁비’ 7월은 민어 철, 싱싱한 민어는 회 떠서 먹고, 애호박 숭숭 썰어 넣고 고추장 풀고 수제비 띄워 매운탕 끓이면 맛이 일품, 민어 배를 따고 깨끗이 씻어 맑은 볕에 말려 포를 만들면 그 짭짤하고 쫄깃한 맛이 찬밥 물 말아 먹는데 반찬으로 최고 "민어는 탕, 구이, 적이 다 맛있으며 살은 회를 하거나 소금 간을 해서 말리면 좋고 알은 소금을 뿌려 먹으면 좋다.“-『산림경제』 ”노약자, 어..

적절한 처신이란?

적절한 처신이란 명망 있는 학자와 이야기할 때는 상대방의 말 가운데 군데군데 이해가 되지 않는 척해야 한다. 너무 모르면 업신여기게 되고, 너무 잘 알면 미워한다. 군데군데 모르는 정도가 서로에게 가장 적합하다. (노신, '아침꽃을 저녁에 줍다' 중) 세상 살면서, 내 몸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이 생각보다 흔하기 때문입니다. 아예, '니는 니고 나는 나다.'라고 선언하고 내 맘대로 살면 좋은데, 또 그러기는 어렵습니다. 적절한 처신(處身)이란 정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같은 몸가짐을 했음에도 상황에 따라 처신을 잘못한 경우가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중용을 처신의 기준으로 삼아도 결과는 다르지 않습니다. 때로는 알아도 모르는 척해야 하고, 몰라도..

2023(4356). 7.11(화) 음력 5.24 경오. 초복. 세계인구의 날

2023(4356). 7.11(화) 음력 5.24 경오 초복 세계인구의 날 “자고 일어나면 다 괜찮다/어젯밤 불던 바람소리도/바람을 긋고 간 빗소리도 괜찮다/보통 이상인 감정도/보통에 미달한 기분도 괜찮다/자고 일어나면 정말 괜찮다/웃어도 괜찮고 울어도 괜찮다/웃지 않아도 괜찮고 울지 않아도 괜찮다/유리창에 몸을 밀어 넣은 빗방울이/벗은 소리만으로 내게 오던 그 시간/반쯤 비운 컵라면을 밀어놓고/빗소리와 울컥 눈인사를 나누어도/괜찮다/너무 괜찮다” -박세현 ‘너무 괜찮다’ 7월 11일 오늘은 초복, 3복은 일 년 중 더위 가장 심한 때, 초복은 하지로부터 세 번째 경(庚)일(중복은 네 번째 경일, 말복은 입추 전 첫 번째 경일), 땀 많이 흘려 허해진 몸 보충하기 위해 햇병아리 잡아 인삼 대추 찹쌀 넣고..

2023(4356). 7.10(월) 음력 5.23 기사

2023(4356). 7.10(월) 음력 5.23 기사 “눈에 밟히는 너의 그림자 때문에/많은 날들이 가버린 지금까지도/문밖에 서서 나는/강물소리를 받아내고 있구나.//함께 죽어도 좋을/그런 시간의 계단에서/꽃보다 진한 붉은 사랑을 나눌수 있다면/싱거운 웃음이나 달고/망초꽃으로야 피었겠는가.//우리가 어찌 한두번쯤/실패하지 않은 사람이 있으랴/사는 일이 서러움으로/울어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바람이 스쳐가는 자리마다/발자국처럼 피어서/너를 불러보는 저녁나절/三界의 길목을 다 돌아와서도/흔들리는 하늘을 견디며/지금 내 속살까지/물들고 있구나.” -전원범 ‘망초꽃으로 서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7월 10일은 ‘진수 테리의 날’. 미국에서 웃음의 가치를 전파하고 있는 재미동포 진수 테리는 2001년 미..

2023(4356) 7. 9(일) 음력 5.22 무진

2023(4356) 7. 9(일) 음력 5.22 무진 “그때 우리는/자정이 지나서야//좁은 마당을/별들에게 비켜주었다//새벽의 하늘에는/다음 계절의/별들이 지나간다//별 밝은 날/너에게 건네던 말보다//별이 지는 날/나에게 빌어야 하는 말들이//더 오래 빛난다” -박준 ‘지금은 우리가’ "도를 아직 모르는 사람은 술에 취한 사람과 같다. 술에 취해 있을 때 어떤 곳이라도 못 가는 곳이 없다가 술이 깨어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사람이 미처 배우지 않았을 때는 스스로 결점이 없다고 여기고 있다가 배우고 나서 돌이켜 지난날의 행동을 생각하여 보면 놀라고 또한 송구스러워할 것이다.” -『근사록』 660(백제 의자왕 20) 계백 장군 황산벌의 격전 1592(조선 선조 25) 임진왜란 중 의병장 고경명 금..

2023(4356). 7. 8(토) 음력 5.21 정묘, 작가의 날(Writer's Day)

2023(4356). 7. 8(토) 음력 5.21 정묘 작가의 날(Writer's Day) “저 멀리서 올 때는/바람에 마른 잎 구르는 소리 같았다//옆집 마당에 왔을 때는/급하게 달리는 수십 마리/말발굽 소리 같았다.//우리 집 마당에 닥쳐서는/하늘까지 컴컴해지고,/하늘이 마른 땅에 대고/큰 북을 치는 소리가 들렸다.//빨래 걷을 틈도 주지 않고/금세 또 옆집으로 옮겨 가더니/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남호섭 ‘한여름 소나기’ “우리가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기약할 수 없는 것이다. 내일 일을 누가 아는가. 순간순간을 꽃처럼 새롭게 피어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매 순간을 자기 영혼을 가꾸는 일에, 자기 영혼을 맑게 하는 일에 쓸 수 있어야 한다.” -법정 스님 ‘수도자가 사는 집’ 7월 8일..

2023(4356). 7. 7(금) 음력 5.20 병인 ; 소서

2023(4356). 7. 7(금) 음력 5.20 병인 소서 “7월이 오면/그리 크지 않는 도시의 변두리쯤/허름한 완행버스 대합실을/찾아가고 싶다...떠가는 흰 구름을 바라보며/행려승의 밀짚모자에/살짝 앉아 쉬는/밀잠자리...7월이 오면/시멘트 뚫고 나온 왕바랭이랑/쏟아지는 땡볕 아래/서 있고 싶다.”-손광세 ‘땡볕’ 7월 7일 오늘은 소서, 본격적인 더위 시작, 장마로 습도 높음, 논매기와 김매기, 퇴비 장만 위해 밭두렁의 잡초 깎음, 채소 과일 풍성하고 보리와 밀도 먹게 됨, 특히 밀가루 음식은 이때 제일 맛이 나서 국수 수제비 즐겨 해 먹음 1879(조선 고종 16) 등대 설치 허가 1884(조선 고종 21) 한국-러시아 수호통상조약 체결 1898 보부상들 독립협회에 맞서기 위해 황국총상회(황국협회..

2023(4356). 7. 6(목) 음력 5.19 을축

2023(4356). 7. 6(목) 음력 5.19 을축 “숲길같이 이끼 푸르고/나무 사이사이 강물이 희어..//햇볕 어린 가지 끝에 산새 쉬고/흰 구름 한가히 하늘을 지난다.//산가마귀 소리 골짝에 잦은데/등 너머 바람이 바람이 넘어 닥쳐 와...//굽어든 숲길을 돌아서/시내물 여운 옥인 듯 맑아라.//푸른 산 푸른 산이 천 년만 가리.../강물이 흘러 흘러 만 년만 가리...//산수는 오로지 한폭의 그림이냐?” -신석정(1974년 오늘 세상 떠남) ‘산수도’ “7월 6일 일요일 정오, 축제가 폭발하였다. 아침부터 밤까지 쉴 새 없이 지방에서 사람들이 몰려왔다. 그 사람들은 그 도시의 사람들과 뒤섞여 분별할 수 없게 되었다.”-헤밍웨이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주제는 허무, 제목은 구약성경 ‘전도서’에서..

2022(4355). 7.25(월) 음력 6.27 기묘

2022(4355). 7.25(월) 음력 6.27 기묘 ​ “영혼이 깨끗한 사람은/눈동자가 따뜻하다./늦은 별이 혼자 풀밭에 자듯/그의 발은 외롭지만/가슴은 보석으로/세상을 찬란히 껴안는다./저녁엔 아득히 말씀에 젖고/새벽엔 동터오는 언덕에/다시 서성이는 나무./때로 무너지는 허공 앞에서/번뇌는 절망보다 깊지만/목소리는 숲속에/천둥처럼 맑다./찾으면 담 밑에 작은 꽃으로/곁에서 겸허하게 웃어 주는/눈동자가 따뜻한 사람은/가장 단순한 사랑으로 깨어 있다.” - 이성선 ‘깨끗한 영혼’ ​ “갈대는 절대로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바람이 불어오면 일제히 바람이 지나가도록 잠시 몸을 젖혀지나갈 길을 열어줄 뿐이다. 그것을 사람들은 갈대가 흔들리고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한승원 『시방 여그가 그 꽃자리여』 ​..

2022(4355). 7.22(금) 음력 6.24 병자

2022(4355). 7.22(금) 음력 6.24 병자 ​ “...새벽 빈 교실에서/누군가 리코더를 불고 있네...온 영혼 리코더에 담고서/서툴게 한 음 한 음/머나먼 스와니 강 홀로 건너가고 있네/아름다워라 새벽 리코더 소리여/맑은 영혼의 향기여/나의 가르침 나의 시에도/저리 맑은 영혼 담을 수는 없을까/내 영혼은 어떤 향기를 머금고 있을까...” -정일근 ‘바다가 보이는 교실․11- 새벽 리코더 소리’ ​“사랑으로 일한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사랑하는 이에게 입힌다는 마음으로, 그대의 가슴속에서 실을 뽑아 옷을 짜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이에게 살 집을 마련해 준다는 마음으로, 따뜻한 손길로 집을 짓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이에게 열매를 먹인다는 마음으로, 정성들여 씨를 뿌리고 그 결실을 기쁜 마음으로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