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4일 연중 23주간 토요일 성 십자가 현양 축일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류의 죄를 속죄하시려고 지신 십자가를 묵상하고 경배하는 날이다. 이 축일의 기원은 정확히 알 길이 없다. 전승에 따르면, 예수님의 십자가는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어머니 헬레나 성녀의 노력으로 찾게 되었다. 황제는 이를 기념하고자 335년 무렵 예루살렘에 있는 예수님의 무덤 곁에 성전을 지어 봉헌하였다. 그 뒤로 십자가 경배는 널리 전파되었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9월 14일로 이 축일이 고정되었다.
요한3,13-17
교리 시간 때 이러한 내용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세례를 받음으로써 죄로부터 구원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세례를 받고도 여전히 죄에 얽매여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언급하신 구리 뱀 이야기를 먼저 되새겨 봅시다.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를 탈출하여 광야에서 40년을 보냅니다. 그런데 그들은 배고픔과 목마름을 견디지 못하고 하느님을 원망하며 모세에게 불평을 늘어놓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들을 종살이에서 해방시켜 주시고, 광야에서 날마다 돌보아 주셨음에도, 그들은 오히려 이집트 생활을 그리워합니다.
이러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느님께서는 불 뱀들을 보내시어 벌하셨습니다. 그제야 이스라엘 백성은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고 모세를 찾아가 하느님께서 살려 주시기를 간청해 달라고 매달립니다. 이에 모세는 하느님께 용서를 빌었고,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구리 뱀을 만들어 기둥에 매달라고 명령하십니다. 그 결과 불 뱀에 물린 이들이 구리 뱀을 쳐다보면 낫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지금의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세례 받기 이전의 우리는 죄의 종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이 홍해를 건너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벗어나게 하셨던 것처럼, 우리도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사건으로 세례를 받아 종살이에서 벗어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지내며 노예근성을 버리지 못한 채 이집트 생활을 그리워했던 것처럼, 우리도 세례를 받아 죄에서 자유로워졌지만 죄의 근성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꾸 세례 이전을 그리워하며 하느님을 원망하게 되는 것입니다. 바로 이러할 때 죄에서 나온 독성이 우리의 영혼을 파괴합니다. 마치 불 뱀으로 이스라엘 백성이 죽어 갔던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이러한 우리의 삶에서 구리 뱀의 역할을 합니다. 죄의 근성을 버리지 못한 채 죄를 거듭 짓게 되는 우리가 그 죄의 독성으로 쓰러질 때, 십자가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다시 영혼의 생기를 얻어 약속의 땅 하느님 나라를 향하여 계속 나아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