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5일 연중 제 24주일
루카15,1-31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되찾은 아들의 비유’를 보면 무언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작은아들이 먼 고장으로 떠났다가 빈털터리가 되어 돌아올 때의 장면입니다. 아버지의 가산을 챙겨 나갈 때만 해도 그는 분명 화려한 옷차림에 말끔한 용모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돌아올 때에는 그렇지 않았음이 확실합니다. 옷도 누더기였을 것이고, 신발도 없었을 것이며, 제대로 씻지도 못하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아버지는 여느 거지나 다름없는 작은아들을 바로 알아볼 수 있었을까요? 그것도 가까이서가 아니라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알아보았습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하였을까요?
자식 둔 부모라면 누구나 이 대목을 쉽게 수긍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아버지는 작은아들이 집을 떠난 뒤부터 줄곧 그 아들을 걱정하였을 것입니다. 끼니는 제대로 챙겨 먹기는 하는지, 거지가 되어 버린 것은 아닌지, 강도를 만나지는 않았는지, 죽은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으로 마음 편할 날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돌아오려나?’ 하는 마음이 한시도 떠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니 거지 차림으로 돌아오는 아들을 먼 데서부터 알아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죄를 지으며 주님을 등져 버렸을 때에도 주님께서는 바로 이러한 아버지의 마음을 지니고 계십니다. 우리가 당신 곁을 떠나 영혼이 파괴되어 버리는 것은 아닌지 염려하시며 마음 아파하십니다. 그리고 ‘이제는 돌아오려나?’ 하시며 늘 기다리십니다. 그것이 자비로우신 아버지, 우리 주님의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