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8일 연중 제23주일
루카14,25-33
새장에 새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그 새는 오랜 기간 그 안에서 주인이 주는 모이만 먹으며 살아왔습니다. 자기의 본성이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 높이 나는 것이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에 절망하였습니다. 어느 날 주인은 새장의 문을 열어 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새를 놓아주기로 한 것입니다.
그러나 막상 새장 문이 열리자 새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아직까지 날갯짓을 해 보지 않았고, 새로운 세상에 적응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먹고 자는 것에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주인이 주는 모이나 먹으면 그만이었습니다. 그래서 새장은 이미 열렸으나 그 새는 좀처럼 나가려 하지를 않습니다. 지금처럼 새장 안에 있는 것이 현실적으로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한 것입니다.
우리 자신이 어쩌면 이러한 새장 속의 새인지도 모릅니다. 열등감, 죄의식, 상처, 분노, 죽음에 대한 공포 등 각자 자신만의 새장에 갇혀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 새장의 문을 여셨습니다. 우리를 가두고 있는 모든 것에서 우리를 해방시켜 주셨습니다.
그런데 어떻습니까? 우리도 혹시 새장 속의 새처럼 문이 열려 있음에도 거기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도 날갯짓을 포기하고, 새장에 갇힌 채 재산, 명예, 쾌락, 분주함 등의 ‘모이’나 먹으며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참된 자유를 누리려면 새장에서 벗어나려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모이’를 과감히 포기하고 날갯짓을 연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