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8일 연중 제27주간 화요일
루카10,38-42
일본의 호스피스 전문의인 오츠 슈이치는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들에게서 들은 얘기를 모아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라는 책을 냈습니다.
이 책에 따르면, 그들이 후회한 내용은 대개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다고 말할걸.’, ‘좀 더 친절하게 대할걸.’, ‘그때 좀 참을걸.’ 등입니다. 이에 비해 ‘돈을 더 많이 벌걸.’,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학위를 딸걸.’, ‘사업에 좀 더 많은 시간을 쏟을걸.’ 하며 후회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수많은 일을 보고 접하며 분주하게 살다 보니 정작 무엇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것인지 구분하지 못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이 말씀은 마르타를 비판하고자 하신 것이 아닙니다. 마르타 역시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나 커서 시중드는 일로 분주했다는 사실을 예수님께서 모르실 리 없습니다. 다만 마르타에게 무엇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것인지 구분하기를 원하십니다.
가족을 사랑하기 때문에, 본당의 발전을 바라는 마음 때문에, 이 사회의 더 나은 내일을 희망하기 때문에 우리는 돈을 더 많이 벌려고 애쓰고, 자녀들에게 공부를 더 열심히 하라고 채근하며, 다른 이와 치열하게 경쟁합니다. 이 모든 것이 다 중요한 일이기는 합니다. 다만 그 일에 너무나 치중한 나머지 정작 더 중요한 것을 놓쳐 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