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복음 묵상

분위기 파악

독서는 머리로 떠나는 여행, 여행은 몸으로 하는 독서 2013. 10. 10. 21:20

2013년 9월 18일 연중 24주간 수요일

 

루카7,31-35

“우리가 피리를 불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울지 않았다.” 예수님께서 사람들의 행태를 비판하시며 인용하신 말씀입니다.
보좌 신부 때 이 말씀을 묵상하며 주일 학교 중고등부 학생들의 모습과도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놀이를 마련해 주어도 그들은 그다지 신이 나는 것 같지 않았고, 진지하게 생각할 시간을 주어도 그들은 그다지 진지한 것 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그들에게 이렇게 말해 주고 싶었습니다. ‘너희는 내가 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않고, 곡을 하여도 울지를 않네?’
그런데 가만히 복음 안에 머무르면서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예수님을 대변하는 대리자이고, 청소년들은 그러한 저를 따라야 할 우매한 군중이라는 식의 발상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처지를 바꾸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동안 저는 아이들이 무엇으로 기뻐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고, 오히려 그들의 기쁨은 별것 아니며 철없는 수준으로 생각하고 무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아이들이 무엇에 눈물을 흘리고 심각하게 여기는지, 그들이 고민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보지 않은 채, 그저 저의 계획에 잘 따라오라고 강요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마치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도 신부님은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신부님은 가슴을 치지 않네요.’
우리는 어떠합니까? 형제들 안에 계신 예수님께서 기뻐하실 때 함께 기뻐해 주고, 눈물을 흘리실 때 함께 울어 주고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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