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복음 묵상

반석과 걸림돌

독서는 머리로 떠나는 여행, 여행은 몸으로 하는 독서 2013. 9. 16. 21:33

2013년 8월 8일 목요일 성 도미니코 사제 기념일

 

도미니코 성인은 1170년 스페인 북부 지방의 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성덕을 쌓는 데 몰두하던 그는 사제가 되어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열정적인 설교로 사람들을 회개의 길로 이끌었다. 도미니코 사제는 1206년 설교와 종교 교육을 주로 담당하는 도미니코 수도회를 세우고 청빈한 삶과 설교로 복음의 진리에 대한 철저한 탐구를 강조하였다. 1221년에 선종한 그를 1234년 그레고리오 9세 교황이 시성하였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를 두 가지 돌에 비유하십니다. 첫 번째는 ‘반석’이요, 두 번째는 ‘걸림돌’입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반석’이라고 부르신 것은 그의 신앙 고백 때문이었습니다. 베드로는 여느 사람들과 달리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시라고 고백한 것입니다. 그러나 반석인 베드로가 이내 ‘걸림돌’이 되고 맙니다. 예수님을 구세주로 믿기는 하였지만, 그분의 고난과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이 말씀에서 ‘물러가라’는 표현의 뜻을 잘 되새길 때, 우리가 예수님께 ‘걸림돌’이 아닌 ‘반석’이 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사탄을 물리치실 때에도 “사탄아, 물러가라.”(마태 4,10)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의 원어는 ‘휘파게 사타나’(hypage satana)로, 단순하게 ‘물러가라’고 추방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에게 하신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는 조금 다릅니다. 원어로 ‘휘파게 오피소 무 사타나’(hypage opiso mou satana)로, 말 그대로 번역하자면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의 ‘앞’이 아니라 ‘뒤’로 가라고 하심으로써, ‘다시 나의 추종자가 되어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사탄이 예수님께 ‘추방’을 명령받은 것과 달리 베드로는 ‘추종’을 명령받은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걸림돌’이 아니라 ‘반석’이 되려면 예수님의 뒤에 있어야 합니다. 많은 경우에 우리는 예수님의 ‘뒤’가 아니라 그분의 ‘앞’에 서려고 합니다. 그때마다 우리는 그분께 걸림돌이 되고 맙니다.

'매일복음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시나무  (0) 2013.09.16
자신의 십자가  (0) 2013.09.16
주님 앞에서의 나 자신  (0) 2013.09.16
거룩한 변모  (0) 2013.09.16
맥가이버  (0) 2013.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