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신학의 길잡이 - 입문을 위한 주제들
강의 3: 신학이 왜 필요한가요?
시작기도 (베드전 3, 13-16)
“여러분이 선한 일에 열성을 낸다면 누가 여러분을 해치겠습니까? 그러나 만일 여러분이 옳은 일을 하다가 고난을 받는다 해도 여러분은 행복합니다. 사람들이 여러분을 협박하더라도 무서워하거나 흔들리지 마십시오. 여러분의 마음속에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우러러 모시고 여러분이 간직하고 있는 희망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라도 답변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두십시오. 그러나 답변을 할 때에는 부드러운 태도로 조심스럽게 해야 합니다.
1. 출발점들: 신학에 관한 일상적 물음과 오해들
1) 신앙은 ‘체험’이고 ‘느낌’이지 꼭 이해하기 위해서 물음을 던져야 하나요?
가) 물음
① 신앙은 공부해서 얻는 것이 아니란 생각.
② 신앙은 오로지 마음으로 깨닫는 것?
③ 신앙은 성령의 은사로 깨우침을 얻어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 (하느님 체험이 중요)
나) 응답
① 하느님을 체험하고, 하느님을 느낀다는 것은 무엇일까? 하느님을 체험하고 느끼는 것은 생각 없이 오직 마음의 느낌일 뿐일까?
●하느님 체험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하느님을 체험할 수 있는가?
☞ 오늘날 하느님을 체험하기 위해 영적인 평화를 주는 수행에 더 관심 (예: 명상법, 마음수련법, 불교의 선에 매력 - 템플 스테이??) - “교회를 통한 신앙보다는 하느님과의 직거래(직접적인 체험)을 추구하는 현대인”
☞ 하느님의 은총을 체험하는 길(기적, 환시와 환청, 치유체험, 마음의 회심)
⇒ 기적을 찾아다니는 신자들 (강렬한 체험에 대한 욕구 - 미지근한 것은 싫다. 뭔가 자극적인 것이 필요하다. 감각적인 자극은 항상 더 강한 자극을 원하는 법(기적은 언제나 더 큰 기적을 요구하는 법 - 나주문제)
● 참된 신앙: 내 삶의 구체적인 현실들에 발을 딛고 하느님을 향하여 물음을 던지면서 현실 안에서 하느님을 찾는 것
☞ 현실에 발을 딛는 것: 내가 겪고 있는 고통, 병, 상처, 어두움, 실망, 좌절, 회의(=구원받지 못한 상황(비구원적 상황) 속에서 하느님이 나를 어떻게 다루시는 지 “묻고, 배우고 깨닫고자” 하는 것
★ 참된 신앙인은 하느님이 나의 모든 삶의 구석구석을 살피신다는 믿음 - 나의 절망의 순간에서 하느님은 어떤 뜻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
☞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교리서를 공부하면서, 내 믿음에 대해 물음을 던지는 것: 하느님이 나를 다루시는 방법을 배우는 것
★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 - 결코 영혼의 구원만이 아니라, 세상 속에 살고 있는 지금의 나의 해방과 자유, 평화를 위한 것)
★ 내세적 구원이 아닌 현세적 구원의 의미 (루카 17, 21: “하느님 나라가 지금 너희 가운데 있다”) - 저 세상에 있다고 하지 않으심
② 깨달음과 체험도 느낌이 아니라, 내 삶을 이해하는 과정
● 하느님이 나를 어떻게 이끄시는 지 잘 알지 못하면 내가 깨달은 것, 내가 체험한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식별하지 못함, 내 영혼의 기쁨과 평화가 성령의 이끄심이라는 신앙 고백으로 이어질 수도 없다
● 진정한 물음 없이 단순한 느낌이 동반된 체험이란 감상적인 위안이나, 정신적인 착란, 감상적인 착각일수도 있기 때문 ⇒ 내 삶 전체를 변화시키는 회심으로 이끌지 못하는 마약과도 같은 것
☞ 예) 성령 세미나에서 하느님 체험 이야기: 심령기도를 통한 감정적인 하느님 만남의 기쁨
☞ 갑작스런 체험이 아님: 자신의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그리스도교 신앙 체험의 간증이 먼저
☞ 열린 마음 속에서 은총을 받을 마음의 준비가 된 이후에 일어나는 성령의 역할
☞ 지속적인 삶의 변화를 이끌어 냄 (삶의 회심이나 변화 없는 체험은 순간적인 환희, 착각, 망상일 수 있음)
③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노력도 공부의 의미: 동양의 학(學)은 지적인 앎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실천적으로 변화시키는 성인 군자가 되는 수덕의 길을 말함
2) 내가 믿는 신앙의 내용을 일일이 따져 물어야 하나요? 믿을 교리인데 그냥 믿으면 되지 않나요?
가) 물음
① 믿음이란 교회가 가르치는 대로 그대로 믿는 것 - 신앙은 교회에 대한 신뢰를 전제함
● 전통적인 가톨릭 신심: 교회와 함께 걸어감 (교회적 감각, 교회에 대한 사랑) Sentire cum ecclesiae)
● 전통적인 가르침 - 과거 가톨릭 교회의 교도권에 순종하는 평신도들의 태도를 가르치는 말로 이해
나) 응답
① 교회를 사랑하는 것 - 교회가 가르치는 것을 아무런 생각 없이 그냥 믿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님
② 교회가 가르치는 것(교리)가 나의 인생에 어떤 의미가 있는 지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교리는 죽은 교리 (때로 율법주의에 빠질 위험 - 생각 없이 내가 믿고 있는 것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것 - 하나의 폭력)
③ 누군가 내가 믿는 교리에 대해서 납득할 만한 답변을 줄 수 있으려면 교리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
● 전통적인 입장: 호교론 - 신학은 나의 신앙을 지키기 위함 (나의 믿음에 대해 물음을 던지는 많은 이들에게 올바른 답변을 주기 위함)
● 성경묵상:“여러분이 간직하고 있는 희망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라도 답변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두십시오.”
● 설명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 - 외짝교우들(남편/아내의 열심 뒤에 걸림돌), 가족 구성원들(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 부모와 자식), 사회의 동아리, 모임, 친목계(서로 다른 신념 갈등 -개신교 형제들), 직장 공동체(상사직원, 동료직원), 무신론자, 회의론자, 타종교인, 다른 신앙의 신념을 가진 사람들 (개신교), 같은 신앙인들 가운데에서도 의혹에 빠진 사람들
다) 올바른 자세
① 납득할 만한 답변을 언제라도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자세 ⇒ 신앙의 주체성과 확실성에 대해 책임을 가진 신앙인이 필요
② 이유
● 과거 열심한 신자란 성직자를 존경하고, 그들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는 것 ⇒ 성직자에 종속된 평신도를 위한 교회
●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교회의 주인은 성직자가 아닌 하느님의 백성 전체(성직자와 평신도는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같은 지위, 소명에 따라 구별될 뿐)로 이해
③ 내가 곧 교회이다, 우리가 곧 교회이다 (교회란 무엇인가? ⇒ 교회란 누구인가? - 인격적 교회에 대한 물음 시작)
④ 교회의 주체인 나 스스로가 신앙의 확신을 갖지 못하면 교회의 신앙도 흔들린다는 책임감 필요)
3) 열심한 신앙인이 되는 데에는 교리를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봉사를 많이 해야하는 것?
가) 물음
① 교리에 대해 많이 안다고 열심한 신앙생활이 되는 것 같지는 않은데요?
② 봉사활동이나 교회생활(신심단체)를 통해서 얻은 지식이나 상식이면 신앙 생활하는 데 충분하지 않나요?
③ 이웃 사랑의 실천과 활동이 신앙의 전부 - 맞습니다: 그러나, 사랑의 실천은 올바른 지향과 올바른 선택이 전제되어야 함
나) 응답
① 신앙은 이웃 사랑을 통해서 성장하는 것 - “신앙도 성장한다.”
② 성장을 위한 양식은 무엇인가? - 우리의 영혼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은 무엇인가?
● 내가 인정받고, 사랑받기 위한 봉사가 아니라, 내가 사랑받고, 용서 받았기 때문에 봉사할 수 있는 마음 (하느님의 사랑을 배우는 것)
☞ 영적 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점: 인간의 죄에 대한 묵상에 앞서서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묵상이 먼저 - 이유: 내 죄에 대한 두려움과 무거움이 아니라, 하느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내 죄가 보여야 하는 것 (치유의 시작) - 영신수련의 출발점
● 신자들의 문제: 본당에서 열심히 봉사하다가, 상처 받았을 때 떠나버리는 문제 (하느님을 위한 봉사가 아니라, 자신을 위한 봉사일 때)
③ 내 믿음을 굳건하게 하는 것: 하느님의 뜻을 찾아 열심히 살아가는 것 - 하느님의 뜻을 알기 위해서 성경 공부, 교리 공부, 영성 수련, 선교를 위한 준비 ⇒ 성장하는 신앙 (위기가 닥쳐도 흔들리지 않는 신앙)
4) 신학 공부할 시간이 어디 있어요? 교회에 나갈 시간도 없는데...
가) 물음
① 사는 것도 힘든데 뭔 신학이요. 주일 미사 참석도 힘겨운데요.
☞ 신앙이 삶에 힘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 신앙에 관심을 가지거나 교회에 나갈 수 없을 만큼 삶에 지친 이들
☞ 가난, 경제적 파탄 때문에 교회에 나갈 시간이 없는 사람들
② 교회에 나가고 싶어도 여러 가지 이유로 교회를 가까이 할 수 없는 사람들
☞ 가정 해체의 위기를 겪는 사람들 (이혼한 사람들), 교회에 나갈 수 없을 만큼 큰 상처를 받은 사람들 (신부님에게 상처 받은 신자, 이웃 신자들로부터 왕따의 체험)
☞ 너무 오랫동안 성당에 나가지 않아서 성당 나가는 일이 부담스러운 사람들 (쉬는 교우들 - 고해성사를 오랫동안 보지 못해서, 성체를 모실 수 없는 사람들)
③ 인생이 너무 바쁘고, 하는 일이 많아서 신앙에 깊이 관심을 가질 수 없는 사람들
☞ 신앙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아도 별로 불편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 신앙을 하나의 취미나 여가생활, 문화생활의 일부로 여기는 사람들 (삶의 여유가 넘치는 사람들)
나) 응답
① 첫 번째 유형: 성당에 나오기도 힘들고, 주일 미사 참석도 어려운 사람들 - 매일의 일상이 생존을 위한 투쟁인 사람들 - 과연 이들에게 신앙은 의미 없는 것?
● 신앙이 이들에게 필요한 이유
☞ 생의 고난과 고통 속에서 인간은 종교적 열정을 포기해서는 안 되는 이유
☞ 인간이 종교적인 존재이기 때문 (종교(宗敎) - 가장 으뜸가는 가르침: 영원함, 무한함(하느님)과의 관계를 끊고 살 수 없는 인간의 실존
☞ 인간의 삶이 영원을 향한 희망 없이 살수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 - 고통을 넘어 초월하는 능력이 필요한 이유
☞ 고통은 인간이 삶을 더 진지하게 살도록 초대해주는 하느님의 특별한 소명(하느님께 바치는 희생 제물)임을 일깨워주는 교육의 필요
☞ 어떤 과학자의 이야기: “신이 실재한다면 신의 목적은 우리의 목적과는 다를 때가 많다는 점도 이해하라. 고통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우리의 영적 성장에 최선이 아닐 수도 있다.”
☞ “영적 삶에 마음을 열면 말할 수 없는 풍요로움을 맛보게 된다. 평생토록 중요한 이런 문제를 고민하는 일을 개인적 위기가 닥쳤을 때나 나이 들어 어쩔 수 없이 정신적 빈곤함을 느낄 때까지 미뤄두지 마라.”
● 교회의 과제
☞ 성당에 나올 수 없는 이들에게 자신의 일상 속에서 하느님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 - 찾아가는 교회
☞ 교회가 동아리 집단이 되거나 중산화되는 문제: 교회 안의 파벌 문제, 배타적 이기주의 문제, 교회의 중산화로 인한 사제와의 만남의 어려움과 괴리감을 극복할 필요 (신부들의 눈을 가리는 사람들)
☞ 참된 신앙은 하느님을 향한 자신의 올바름 (인간적인 인정과 감정이 아님)
☞ 참된 교회란 무엇인지에 대한 올바른 신앙 교육의 필요성 (개인의 신앙이 공동체 안에서 수용되고, 발견될 수 있는 길을 발견하는 공동 연구의 필요성)
☞ 공의회 문헌, 교회의 회칙 (교황회칙) 연구의 중대성
② 두 번째 부류: 성당에 나오기 자존심이 상하는 사람들
● 문제: 내게 과연 종교적 열정이 필요한가? - 나의 인생은 하느님 없이도 완성될 수 있는가?
● 종교적 삶에 대한 열정을 지금의 교회 안에서 찾을 수 없기 때문
☞ 미사에 참석하고, 본당 공동체에 참여하기 힘든 교회의 현실적인 구조 문제
● 중산화된 영성: 교회 생활을 할수록 더 죄인을 만드는 신앙 교육의 문제
☞ 교리와 교회 생활의 윤리적 잣대를 사랑이 아닌, 교회법으로 가로막는 문제 - 사목적인 관점에서의 강조와 교리적인 이해에서의 넓이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 신자들이 가톨릭 신앙의 포용력, 넓이, 사목적 배려 등에 대해 보다 폭 넓게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 ⇒ 신학 공부의 필요성 (보다 더 본질적인 것을 깨달을 수 있는 성숙된 신앙이 필요)
③ 우리의 과제
● 인간이 종교적 가치를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하고, 이끌어주는 것 - 하느님을 향한 신앙의 가치를 찾을 수 있도록 교육이 필요
● 찾아오는 교회가 아니라, 찾아가는 교회
● 봉사 받는 교회가 아니라, 봉사하는 교회
● 신자들을 위한 교회가 아니라, 신자들의 교회가 되도록 노력
(종합요약) 신학이 필요한 이유
① 신앙은 ‘체험’이고 ‘느낌’⇒ 체험도 이해를 필요로 하는 인생 공부의 과정
② 믿을 교리인데 그냥 믿으면 되지 않나요 ⇒ 믿을 교리를 이해하는 것은 성숙한 신앙인의 태도
③ 열심한 신앙인은 봉사를 많이 해야하는 것 ⇒ 봉사 만이 아니라, 봉사 속에서 복음적 삶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 (무엇이 복음적 삶인지 공부할 필요)
④ 신학 공부할 시간이 없거나, 성당에 나갈 수 없는 사람들 ⇒ 내 인생에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 열린 교회와 열린 신앙을 위한 참된 가톨릭 정신의 교육이 필요
(물음) 나는 왜 그리스도인으로 남아 있는가? 나는 왜 가톨릭 신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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