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3일 연중 제26주간 목요일
(루카10,5)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
제2차 세계 대전을 연합군의 승리로 이끈 수장은 영국의 총리 처칠입니다. 전쟁이 한창이던 1943년 당시 그의 수첩은 수많은 일정으로 빼곡히 차 있었습니다. 그 많은 일정의 대부분은 폭격 현장을 찾아가 사람들을 위로하고 고마움을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칠은 사람들과 직접 만나면서 그들이 자신에게 바라는 것을 정확히 알려고 하였던 것입니다. 집무실에서 탁상공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현장’에 찾아가는 그의 태도는 사람들과 소통하게 하였고, 결국 전쟁의 위기를 극복하게 하였습니다.
이렇게 ‘현장’을 찾아가는 정신은 비단 정치계에서뿐 아니라 신앙생활에서도 아주 중요합니다. 우리가 믿고 따르는 예수님께서도 이를 실천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께서는 하늘 저 높은 곳에서 ‘말씀’으로만 머무르지 않으시고, 그 말씀을 전하시고자 당신의 ‘현장’인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리하여 이 땅의 곳곳을 돌아다니시며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일흔두 제자를 모든 고을과 고장으로 파견하셨습니다. 하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한다는 것은 가만히 자기 자리에 머물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스스로 보여 주셨듯이 제자들에게도 현장을 찾아가기를 원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교회 울타리 안으로 사람들을 이끌도록 하는 것만이 파견의 본질이 아닙니다. 울타리 너머 삶의 현장을 찾아가는 일이 주님께서 몸소 보여 주시고 우리에게 명령하신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