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복음 묵상

재산증식

독서는 머리로 떠나는 여행, 여행은 몸으로 하는 독서 2013. 9. 20. 20:18

2013년 8월 31일 연중 제21주간 토요일

마태25,14-30)

예수님 시대에 부유한 지주들은 대부분 재산 관리와 증식을 전문가에게 맡겼습니다. 그 전문가들은 자유민일 수도, 종일 수도 있었다고 하니, 오늘 복음에서 주인이 종들에게 자신의 재산을 맡기는 것은 이러한 상황을 배경으로 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첫 번째 종과 두 번째 종은 자기에게 맡겨진 재산을 활용하여 큰 수익을 거둡니다. 그 반면 세 번째 종은 주인에게서 받은 돈을 그대로 땅에 묻어 두었습니다. 주인이 모진 사람이라 심지도 않은 데에서 거두고, 뿌리지 않은 데에서 모은다고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과연 그의 생각이 맞는 것인지는 당시 배경을 통하여 알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종에게 맡겨진 재산은 한 탈렌트로, 삼천육백 데나리온입니다. 한 데나리온이 하루 품삯이니, 오늘날 하루 품삯을 오만 원으로 환산한다 하여도 일억 팔천만 원이나 되는 큰돈입니다. 주인이 종을 신뢰하지 않았다면 감히 맡기지도 않았을 액수입니다. 또한 당시의 이자율이 상당히 높았던 것을 생각하면, 주인의 말대로 대금업자에게 맡기기만 하였어도 상당한 수익을 거두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세 번째 종은 이 일조차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결국 이 종이 주인을 ‘심지도 않은 데에서 거두는 모진 사람’으로 치부한 것은 옳지 않은 말입니다. 그저 자신의 게으름을 숨기려는 변명거리였을 따름입니다.
오늘 비유를 통하여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단순히 각자의 재능을 잘 활용하라는 것만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너무나 굳게 신뢰하시며 고귀한 당신의 말씀을 맡기셨다는 사실을 깨달으라는 것입니다. 또한 하느님의 그러한 마음을 헤아려 주님의 말씀을 열심히 실천하라고 요구하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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