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룩, 중요 연설문/아름다운 시

희망 시- 둘

독서는 머리로 떠나는 여행, 여행은 몸으로 하는 독서 2010. 7. 21. 22:25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도종환, 「담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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