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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4356). 9. 19(화) 음력 8.5 경진

2023(4356). 9. 19(화) 음력 8.5 경진 “그 가시내 지금 어디에 있을까. 하학길 울긋불긋 코스모스길 따라 코스모스처럼 웃으며 재잘대며 집으로 가던 가시내 빠알간 코스모스 꽃모가지 따 손가락 사이에 끼우곤 살금살금 다가가 새하얀 교복 등짝에 차알싹 꽃도장 찍으면 깜짝 놀라 화난 얼굴로 뒤돌아보며 초롱한 눈 이쁘게 흘기던 가시내 등에 찍힌 꽃도장 보며 달아나며 …… 너는 이제 내 각시다 속으로 좋아라 어쩔 줄 몰라 흰 교복에 번질세라 등에 찍힌 꽃도장 털지도 못하고 꽃 같은 입으로 궁시렁궁시렁 욕바가지 쏟아내다가 피식 웃어 버리던 가시내 꽃 모양도 선명한 코스모스 꽃도장 등에 박고도 코스모스같이 웃던 가시내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한번도 생각나지 않던 그 가시내 오늘 문득 코스모스 길을 가다 ..

<나쁜 재료를 주며 좋은 물건으로 돌려받기를 바란다면?>

✝️전삼용 요셉 신부님 2023년 가해 연중 제24주간 화요일(9/19) 루카 7,11-17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나인 과부의 죽은 아들’을 살려주십니다. 복음만 읽어보면 마치 예수님께서 과부와 그 죽은 아들이 불쌍해서 과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를 살려주시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러면 왜 불쌍하게 죽는 이들은 모두 살려주시지 않으실까요? 예수님은 여인의 믿음도 보신 것입니다. 믿음이 없으면 어디에서도 기적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받을 마음이 없는데 선물을 주실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 어머니의 믿음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것 같지만 예수님의 이 말에 어머니의 큰 믿음이 들어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젊은이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그러자 죽은 이가 일어..

신부님 강론 2023.09.19

죽음의 행렬에서 생명의 행렬로!

2023년 9월 19일 연중 제24주간 화요일 “주님께서는 그 과부를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루카7,13) “When the Lord saw her, he was moved with pity for her” “主一看见她,就对她动了怜悯的心” 묵상 : 고 박완서님의 신앙 산문집, 『한 말씀만 하소서』의 탄생 경위입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소설가 박완서씨는 당시 남편을 잃은 지 석 달 만에 외아들마저 잃게 되었지요. 그는 십자가를 내동댕이치고 하느님을 원망하며 스스로 미치지 않는 게 저주스러웠다고 그때의 순간을 회고했습니다. 놀랍게도 이런 견딜 수 없는 극도의 고통 속에서 주님을 더 깊이 만납니다. 자신의 잘남과 능력을 믿고 살다가, 운명을 한 치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만나는 순간, 그 ..

매일 묵상 2023.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