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송이 (김기현 요한) 신부님
사순 제1주일
독서 : 로마서 5장 12~19절
공동체에 필요한 사람은?
신앙생활을 야구에 빗대어 잘 표현한 글이 있어서 옮겨 봅니다.
【운동경기 중에서 가장 성경적인 요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경기를 들라면
나는 야구를 들겠다.
야구경기의 모든 것은 감독의 사인으로부터 시작된다.
1루에 나가 있는 선수는 오직 감독의 얼굴만 본다.
설령 아내나 자식, 또는 아는 사람이 경기장에 왔다고 해도 그들을 쳐다보면 안 된다.
감독의 얼굴만 보고 있다가, 감독이 2루 도루 사인을 내면,
자기 생각과 자기 판단을 중지하고 있는 힘을 다해서 뛰어야 한다.
그래서 야구 경기의 중요한 요소가 ‘순종’ 이다.
나는 항상 야구를 보며 이런 생각을 한다.
‘신자들이 야구선수만큼만 순종하는 삶을 살아도 엄청난 능력이 나타나겠구나...’
또 하나 야구에는 ‘희생’ 이라는 개념이 있다.
축구에서는 다른 선수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어시스트라고 한다.
축구에서는 어시스트 개념이 있지만,
야구에서는 어시스트의 개념을 뛰어넘는 ‘희생’ 이라는 개념이 있다.
구체적으로 야구에는 희생번트라는 게 있다.
다른 선수를 진루시키기 위해서 기꺼이 내가 죽는 것이다.
내가 죽고 너는 잘되라는 것이 희생번트의 내용이다.
또 희생 플라이라는 것도 있다.
나는 죽고 너는 사는 것이다.
자기가 죽음으로서 다른 선수가 점수를 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래서 전체를 살리는 것이다.】
(‘내게 주신 잔’이라는 글 참조)
야구경기에 빗대어 오늘 독서에 나오는 분들의 역할을 정해본다면,
하느님은 감독이고 아담과 예수님은 선수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아담을 한 번 보십시오.
그는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만은 먹지도 손대지도 말라.’는 하느님의 명령을
알고 있었지만, 그 명령에 순종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순종하지 않은 결과가 무엇인지 오늘 2독서에 잘 나와 있습니다.
그 한 사람의 범죄로 많은 사람이 죽었(다.) ...
한 사람의 불순종으로 많은 이가 죄인이 되었(다.) ...
말씀대로 아담의 범죄와 불순종으로 인류 공동체가 죄인이 되었고,
죽게 되었습니다.
아담은 하느님이 주시는 사인을 무시하고 자기 멋대로 행동하다가
결국 자신과 공동체에게 죽음을 가져다 준 것입니다.
그런 아담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고 싶은 게 많아서 하느님의 사인에 주의를 집중하지 않고, 내 생각으로 가득차서
하느님의 사인을 무시합니다.
‘끊임없이 기도하고, 항상 기뻐하고, 모든 일에 감사하고, 서로 사랑하라.’ 는
하느님의 말씀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권위 없는 말씀으로 생각합니다.
또 단체를 살리기 위해서 나의 시간과 힘과 가진 것을 희생하지 못합니다.
그렇게 희생이 없는 그 단체에는 분열이 있고,
싸움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단체를 살리기 위해서는 희생이 있고 순종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마음을 가진 신앙인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성인 레지오 형제님들과 술자리를 하다보면, 종종 이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예전에는 새벽에도 장례 터지면 연도하러 가고, 본당 일 있으면 시간 다 비워놓고
봉사하고 그랬는데, 요즘에는 신자들이 자기 일만 생각하는 것 같애...”
예수님을 따르는 공동체는 순종과 희생이 있어야 살아날 수 있습니다.
순종과 희생이 있어야 단체가 살아나고, 구역이 살아나고, 본당 공동체가 살아날 수 있습니다.
초창기 신앙이 전해져 올 때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었습니까?
또 지금처럼 교회가 성장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신자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습니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예수님처럼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찾고,
그 뜻에 순종하고 희생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악마는 우리가 순종하고 희생하도록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을 유혹하듯이 우리를 유혹하는데요.
야구경기였다면 아마도 이렇게 유혹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관중들은 지금 멋진 홈런 하나를 바라고 있다구,
뭐 하러 감독 말대로 희생번트를 시도해?
홈런 한 방에 스타가 될 수 있다구~ ...
감독의 싸인이 없다고 도루를 시도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
너의 능력을 보여주라구~
너의 능력이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인기가 많아지면 감독도 널 무시하지 못할 거야~”
마귀는 우리에게 사람들의 요구에 즉각 응답하고 부응하는 현실적인 사람이 되라고,
또 스타가 되고 영웅이 되라고, 또 힘을 가지라고 유혹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다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사람들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응답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하느님과 함께 머무르며 그분을 사랑하는 하느님의 사람이 되기를 원하십니다.
또 다른 공동체 구성원들과 구별되는 스타나 영웅이 되기보다는
공동체와 함께 하고 그들을 돌보는 삶을 살게 되기를 원하십니다.
또 힘이 최고라는 생각보다는 하느님을 나의 주님으로 모시고
나의 삶을 주님께 내어 맡기는 수동적인 삶을 살아가게 되기를 바라십니다.
주님께서 몸소 그러한 삶을 살아내셨고, 마지막에 십자가의 길을 걷게 되셨는데요.
주님의 그 십자가 희생과 순종의 삶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오늘 독서 말씀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 한 사람의 의로운 행위로 모든 사람이 의롭게 되어 생명을 받습니다. ...
한 사람의 순종으로 많은 이가 의로운 사람이 될 것입니다.
말씀대로 예수님의 순종과 희생이 인류 공동체에게 생명과 의로움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뜻을 찾고 그 뜻에 순종하는 길이 나를 살리고
우리 공동체를 살리는 길이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신 겁니다.
오늘 하루, 아담과 같이 멋대로 행동하기 보다는 예수님과 같이 주님의 뜻을 찾고
그 뜻에 순종하고 희생하여 나와 공동체를 살리는 일을 해 봅시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개그 콘서트를 보았다.
어떤 바보가 선생님에게 말 타는 기계를 보여주며,
“한 번 타는데 100원입니다.” 라고 한다.
선생님은 “참 싸다~” 며 말 타는 기계 위에 올랐다.
신나게 말을 타다 어지러워서,
“어지럽다~ 내려야겠다.” 하고 바보에게 말했다.
그러자 바보가 이런 말을 한다.
“내리는 데는 만원입니다.”
인천교구 밤송이(김기현 요한)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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