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강론

연중 제8주일

독서는 머리로 떠나는 여행, 여행은 몸으로 하는 독서 2017. 2. 27. 07:59

밤송이 (김기현 요한) 신부님


연중 제8주일

마태오 복음 6장 24~34절


주님을 찾고 의지하면, 그분께서 알아서 해 주실 겁니다.


오늘 복음에 보면 예수님이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하느님만 믿고 의지해라.

그러면 하느님께서 다 도와주실 것이고 필요한 것들을 베풀어 주실 것이다.”


실제로 그런가... 하는 것을 제일 잘 보여주는 사람들이

신부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은 하느님께 자신을 봉헌하겠다고 신학교에 들어가 신부가 되는데,

절대 굶는 일도 없고 옷이 없어서 추위에 떨거나 집이 없어서 길에서 자는 경우도 없습니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따뜻한 밥에 좋은 옷에 넓은 사제관에서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 모습 자체가 예수님의 말씀을 증거하고 증언하는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사제가 되는 과정에서 아무런 걱정도 없고 어려움도 없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저도 신학교를 다니면서 두 번 정도 ‘신학교를 그만두어야겠다.’ 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는데요.

하나는 제 개인적이 부족함 때문에 그만두려고 했습니다.

지금은 아주 조금 나아졌지만 신학교 입학할 때만 해도 정말 말도 없고 존재감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입학해서 보니까 다른 신학생들은 대인관계도 좋고, 활달하고, 말도 잘 하고,

재능이나 능력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나처럼 말도 없고 재능도 없고 능력도 없는 사람이 신부가 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정말 많이 했었는데요.


그 고민이 군대 다녀와서 신학교에 복학할 때까지 계속되었고,

복학할 때쯤에는 ‘나는 아닌 것 같다. 신학교에 복학하지 말아야겠다.’

는 마음을 먹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마음을 먹고 겨울에 새 신부님 첫 미사에 갔는데,

앞뒤 말씀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신부님의 강론에서 이런 말씀을 들었습니다.


“... 못 나고 능력이 없고 재주가 없어도 모두 신학교로 보내주십시오.

주님께서 그를 변화시켜 주실 것입니다. ...”


그 말씀을 듣고 정말 감동을 받고 힘을 내었던 기억이 있는데요.

그 힘으로 다시 신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보통 사람이 되기 위한 걸음마들을 배우고,

조금씩 변화되어 갔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불성실하던 사람이 성실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모습으로,

말 없던 사람이 말 하는 사람으로,

잘 어울리지 못하던 사람이 어울리려고 노력하는 사람으로

조금씩 변화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한 변화를 체험하면서 감사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님께 의지하고 의탁하면, 만들어 주시고 되게 해 주시는구나...’

라는 것을 깊이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다른 하나는 부모님에 대한 걱정 때문에 신학교를 그만두려고 했던 적이 있는데요.

고학년이 되면서 작업도 줄고 생활도 많이 적응이 되면서,

몸과 마음이 많이 편해졌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집에 계신 부모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불편했고,

편하게 살아가고 있는 내 생활이 부모님께 죄를 짓고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희 부모님이 제 또래 부모님보다 연세도 많으시고 몸도 불편하시고

경제적으로 안정되지도 않으셨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 때 불편하고 걱정스런 마음을 누나에게 들려주었더니,

누나가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너가 집에 와서 작은 도움을 주는 것보다 사제가 되는 것이

부모님에게 더 기쁨이 될 거다.

또 집에는 내가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열심히 해라.’


만약 누나가 없었거나, 제가 신학교 생활을 하는 동안 부모님이 아프셨다면,

저는 아마도 신학교에 계속 남아 있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저의 누나, 부모님의 건강... 모두 주님께서 나의 필요를 채워주시고 배려해 주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대로 주님께서는 당신께 헌신하겠다고 하는 이들의 필요를 채워주시고

베풀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 하느님을 찾고 그분께 의지해 봅시다.

그러면 그분께서 만들어주시고 변화시켜 주시고 필요를 채워주실 겁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우리 본당의 복사 6학년 루치오...

통통한 외모와 귀여운 말투 때문에, 어른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것 같다.


하루는 루치오에게 물었다.


“너 어른들이 귀여워 해 주니까 좋지?”

그러자 루치오가 이런 대답을 한다.

“어른들이 제 간식 뺏어먹으려고 그러는 거에요~”


인천교구 밤송이(김기현 요한)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