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24일 연중 제16주간 목요일성 야고보 사도 축일
야고보 사도는 갈릴래아의 벳사이다 출신으로 제베대오의 아들이며, 요한 사도의 형이다. 어부인 야고보는 갈릴래아 호수에서 그물을 손질하다가 동생 요한과 함께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그는 베드로 사도, 요한 사도와 더불어 예수님의 사랑을 많이 받은 세 제자 가운데 하나이다. 열두 제자에는 야고보가 둘 있는데, 오늘 축일을 지내는 야고보는 알패오의 아들 ‘작은[소] 야고보’와 구분하여 ‘큰[대] 야고보’라고도 부른다. 42년 무렵 예루살렘에서 순교하였다.
묵상
“너희는 너희가 무엇을 청하는지 알지도 못한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
예수님의 이 말씀에 대하여 네덜란드 출신의 헨리 나웬 신부는 『이 잔을 들겠느냐』라는 자신의 책에서 깊이 통찰하였는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잔’에 술을 따를 때에는 ‘건배’를 합니다. 물이나 음료수를 마실 때에는 그렇지 않은데 왜 술을 마실 때에는 건배하는 것일까요? 온 인류가 이러한 건배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은 술을 따르고 잔을 부딪치는 행위가 서로의 삶을 축복해 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곧 술을 따르는 것은 그 사람이 그동안 살아오며 느낀 슬픔, 기쁨, 절망, 보람, 긍지, 각오 등을 담는 것이고, 잔을 높이 드는 것은 이 모든 삶의 내용을 다른 이들에게 드러내는 행위로 생각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잔을 부딪친다는 것은 각자의 느낌을 서로 교감하면서 나누는 것입니다. 그렇게 나누면서 서로의 삶을 축복해 주었던 것입니다.
‘잔’에 이러한 뜻이 담겨 있다면, 예수님의 잔을 마신다는 것은 그분 삶의 방식을 받아들인다는 것을 뜻할 것입니다. 그분께서 사람이 되시어 느끼셨던 모든 것을 자신의 느낌으로 삼는다는 말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날마다 또는 주일마다 제대 위에서 그리스도의 잔을 높이 들고 그것을 나누어 마십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이 어떠해야 하겠습니까?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삶을 살아가고, 그 삶 속에서 그분께서 지니셨던 마음을 우리의 마음으로 삼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