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복음 묵상

무조건 참아라!

독서는 머리로 떠나는 여행, 여행은 몸으로 하는 독서 2013. 6. 22. 10:02

2013년 6월 17일 연중 제11주일 월요일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마태5,39).

 

묵상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 우리는 이 말씀을 들으면 ‘무조건 참아라.’, ‘무조건 용서해라.’, ‘무조건 사랑해라.’는 식으로 이해합니다. 물론 아주 틀린 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복수의 칼날을 세우지 말라는 면에서는 맞습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다음의 성경 대목과 함께 보완하여 이해해야 합니다.
요한 복음 18장을 보면 예수님께서 끌려가시어 대사제 한나스의 심문을 받으십니다. 그때에 성전 경비병 하나가 예수님께 “대사제께 그따위로 대답하느냐?”(18,22)며 예수님의 뺨을 쳤습니다. 이때 예수님께서는 아무 말씀도 없이 무조건 맞기만 하지 않으셨습니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잘못 이야기하였다면 그 잘못의 증거를 대 보아라. 그러나 내가 옳게 이야기하였다면 왜 나를 치느냐?”(18,23)
예수님께서는 불의와 타협하지 않으십니다. 불의에 침묵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니 왼뺨마저 돌려 대라는 것은 ‘무조건 참고 참아라.’ 하는 태도가 아닙니다. 실제 많은 교우가 상담하면서 ‘참고 참았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며 자신의 화를 털어놓습니다. ‘착한 사람’에 대한 강박 관념에 시달리는 이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교회에서 말하는 ‘착함’은 ‘정의’가 배제된 것이 아닙니다. 덮어놓고 굴복하라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므로 오늘 복음 말씀은 불의에 무조건 당하기만 하라는 것이 아니라, 폭력에 대항하되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대응하라는 말씀으로 알아들어야 합니다.
실제 예수님께서는 불의에 항거하시면서도 왼뺨마저 내놓으시는 용기를 보여 주셨습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정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도 이 정신에 따라 살아가기를 바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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