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책 소개)

후흑열전(厚黑列傳)

독서는 머리로 떠나는 여행, 여행은 몸으로 하는 독서 2013. 3. 24. 23:23

 

 

저자: 이종오 번역: 김수연 출판사: 아침

 

 

길게 선 줄 앞으로 누군가 끼어들면, 처음엔 그 보다 도덕적인 자신이 우쭐하다. 그러나 그런 사람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하면 이내 종잇장 같은 도덕심이 흔들린다.  이거, 이러다 나만 손해 보는 거 아니야?’

 

법대로,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배웠는데, 세상은 종종 그 반대인 것처럼 보인다. 그래도 자식에게 못되게 살라고 가르치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반드시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 같지도 않다. 울고 들어오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도 때리지 왜 맞고 다니니?”

 

2천년 전쯤 왼쪽 뺨 맞으면 오른 쪽 뺨까지 내미는 이가 있긴 했다. 그러나 인류역사상 그가 유일했기에 오늘날까지 사람들은 그를 칭송하는 노래를 지어 부르며 다닌다. 예수라는 분이시다. 당연히 성인답게 착하게 살라 하셨고 사랑으로 살라 하셨다. 하긴 모든 성인들이 같은 말을 하셨다. 그러면 구원 받으리라고.

 

구원은 나중이고 지금 당장 살고 싶은 사람이 보면 딱 무릎을 칠 책이 하나 있다. 중국의 근대 철학자 이종오의 후흑열전’. 후흑(厚黑)이라는 말은 두꺼운 얼굴과 시커먼 뱃속이라는 뜻이다. ()는 수치를 모르는 뻔뻔함이며 흑()은 무슨 일이든 꺼리지 않는 사악함이다. 그렇다고 뻔뻔하고 사악하게 살자는 그야말로 뻔뻔한 내용이 담겨있을 것으로 짐작하면 오해다.

 

조조는 심장은 검으나 얼굴이 뚜껍지 못해 천하르 평정하지 못하였고

유비는 어굴을 뚜꺼운데 심장이 검지 못해 천하를 통일하지 못하였고

유방은 심장은 검고 얼굴이 두꺼워 천하를 통일 했다고 한다. 

 

이 책은 중국 역사의 위인들을 후흑의 개념으로 풍자한 것으로, 본래의 목적은 유교에 대한 비판이다. 유교의 인의(仁義)를 후흑(厚黑)과 비교해 유교를 패러디 한다. 특히 당시 관료들의 경직되고 고답적인 자세를 풍자하는, ‘관직을 구하는 여섯 지 요령이나 공무원의 여섯 가지 지침사항같은 글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내용의 깊이와 상관 없이, 풍자는 이 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덕목이다. 견고한 유교의 형식과 위선을 공격하면서도 전투적이지 않다. 누구나 만면에 웃음을 머금고 술술 읽어나가며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유교가 인간의 본성을 무시한 채 마땅히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앞세운다면 이종오는 인간 본성의 자기중심성에 주목한다. , 인간본성인 후흑을 유교가 내세우는 당위성으로 가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후흑을 이기는 것은 도덕적 설교가 아니라 더 강한 후흑이라는 주장이다. 낯 두껍고 속 검은 인간들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면 그들의 술수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후흑의 대가인 중국의 제후들이 백성들에게 유교만을 장려했다는 주장도 재미있다.

 

한때 이른바 공자 죽이기가 유행했던 적이 있다. 다분히 탈 권위주의 시대의 분위기에 편승

한 혐의가 있지만 이종오의 후흑열전은 인간본성에 근거했기에 수긍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음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아이가 우물에 빠지려 할 때 측은지심이 드는 것은 아이가 불쌍해서(맹자)가 아니라 죽음이

두려운 나 때문이라는 말에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기분이기에.

 

 

 책자 소개 :상권(厚黑學) - 중권(厚黑經) - 하권(厚黑傳習錄) 3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911년 成都의 공론일보에 소개되다가 1917년 성도의 국민공보사가 발행한 중국인 逆처세학의 정수다운 교범


o 厚黑 단계 : 원저자(이종오=후흑교 교주)는 1938.2 서문에서 후흑학이 3단계를 거치면서 진화되었다고 주장


  - 제 1기는 상고시대로 사람들이 혼돈 속에서 살아 厚도 黑도 없이 모다 천진난만하게 지낸 때이며 공자 맹자가 도덕을 내세우고 태평성대를 꿈꾸던 시기로 간주되는 공맹이론이 학설화한 시기

  - 제 2기는 사람들의 지식수준이 점점 넓어지고 사회의 변화가 백출하면서 黑하기로는 曹操요 厚하기로는 劉備 같          은 이들이 나타난 때로 공자 맹자학설이 부활되더라도 결국 패배하게 되는 후흑학이 학설로 정착된 시기

 - 제 3기는 현재로서, 黑하다는 조조나 厚하다는 유비가 도처에 즐비하고 기술의 정교함도 극치를 이루어 만약 조조나 유비가 다시 태어나 정교하게 발달한 현대의 후흑학 학문 발달 수준과 종교화한 모습을 보면 깜작 놀랄 것이라면서 힘(力)이 학설화된 시기라는 주장


o 저자는 이 시기 우리들에게


  - 사람들이 공맹의 마음에 조조 유비의 술수를 행할 수 있는 안팎 분리단계에 이르러야 겨우 제 3기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주장을 제시

   - 즉, 공맹이 다시 태어나더라도 패배하게 되어 있는 것은 조조 유비의 술수를 모르기 때문이요, 조조 유비가 다시 태어나더라도 반드시 패배하게 된다는 이유로 공자 맹자의 마음으로 포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음

o 본 요약에서는 삼국지의 고사가운데 중요한 대목이나 사건 소개를 생략하고 바로 인물 평가에 들어가겠으니

 - 영웅호걸이 되기 위하여 사서오경이니 제자백가 혹은 24사 등을 읽어봐도 소용이 없는 것은 옛 영웅호걸들은 모다 후세에 전하지 않은 비법이 반드시 있다는 주장으로

 - 우연히 중국 삼국시대의 몇 사람을 살펴보니 한결같이 얼굴이 두껍고(厚) 마음이 검다(黑)는 것뿐이었음이 밝혀졌음


o 삼국 시대 영웅중 대표적으로 조조와 유비를 논하면


  - 우선 조조의 특기는 마음이 검다(黑)는 것으로 조조는 呂伯奢를 죽이고 孔融과 楊修 나아가 황후와 황태자까지 죽이고 나서 뒤도 돌아보지도 않고 큰 소리로 하는 말이 내가 남에게 빗을 지을 지언 정 남이 내게 빗을 지우게 할 수는 없다는 논리로서 마음 검기로는 최고 극점에 도달하였음

  - 다음으로 유비의 특기는 얼굴껍질이 두껍다(厚)는 것으로 조조 유표 손권 원소가 다 도망갔으며 늘 남에게 의지하며 살아가면서도 창피스럽게 여기질 않았으며 평소 남 앞에서 울기를 잘하여 우연히 해결되지 못하는 일을 만나면 사람 앞에서 크게 울어버려 패배를 성공으로 돌려놓는 장기를 발휘한다는 점으로 그래서 후세 사람들은 유비의 강산은 모다 울어서 만든 것이라고까지 평할 정도의 남다른 재주를 발휘하였을 정도로 즉 유비와 조조 둘이 쌍벽을 이루고 있음

o 다음 孫權은


  - 유비와 동맹을 맺었으나 돌연히 형주를 빼앗고 관우를 살해하였는데 마음이 검기로는 조조와 엇비슷하나 마음이 검기가 철저하지 못했으며 촉에게 강화를 청하면서 나타낸 검은 마음씨는 결국 조조에게 비하지 못할 정도에 불과하여

  - 손권은 얼굴껍데기가 두껍기로는 유비와 같으나 두껍기가 철저하지 못하여 비록 위와 절교를 선언하였으면서 두꺼운 정도가 유비에 다소 처지는 입장으로

 - 비록 마음이 검기가 조조에 처지고 얼굴 두껍기가 유비만 못하나 두 가지를 겸하였다는 점에서는 영웅으로 봐주지 않을 수 없음


o 상기 3사람이 각각 자신의 특기를 발휘하기 시작하면 피차간에 정복하고 정복당할 수도 없어 결국 천하가 3분된 것이라는 결론임

o 조조 유비 손권이 죽자 사마씨 부자가 뒤이어 나타나 조조 유비 등 선배의 가르침에 힘입어 후흑학의 정수를 모아 크게 성공하였으니

 - 사람을 속이기로는 과부나 고아마저 신경쓰지 않아 마음이 검기로는 조조와 같았으며, 여자들로부터의 모욕도 마다 않을 정도로 얼굴이 두꺼워 이는 유비보다 한 수 위였음을 나타내는 일임

 - 역사에서 사마의가 여자의 모욕을 받는 장면을 보면 큰 소리를 치지 않을 수 없으니 바로 천하가 사마의에게 돌아오는 순간임

 - 따라서 이 당시 천하가 통일 안 될 수가 없었던 것은 바로 일에는 결과가 있고 그럴만한 이치가 있었다는 것임


o 천하에 전해지지 않는 영웅호걸의 비법이란 한마디로 말하면 바로 후흑 두 글자로 통한다는 이치임. 중국의 역사를 후흑으로 일관하여 설명한다는 것이 저자의 의도임


o 項羽하면 ‘역발산기개세’ 라는 영웅이 떠오르나


  - 왜 동성에서 죽어 천하에게 웃음거리를 제공하였는가? 패전의 원인은 한신이 표현했듯이 한마디로 ‘부녀자의 어짐과 필부의 용기’만을 갖췄기 때문임

  - 홍문지연에서 항우와 유방이 동석한 자리에서 항우가 이미 검을 꺼내 한 칼로 유방의 목을 칠 수 있었으며 황제의 자리가 곧 자신의 것이었으나 이리저리 살피다가 결국 유방이 도망가는 판에 일이 다 그르친 것임

   - 해하의 패배에서도 만일 오강을 건너 도망가 권토중래하였다면 후세의 천하 주인공이 누구인지 모를 지경이었음


o 흔히 사람 볼 낯(얼굴)이 없다거나 혹은 마음이 걸린다거나 하다보면 결국 적의 낯(얼굴)은 어떻고 적의 마음은 어떻다는 말인지 연구해볼 필요도 없음


o 오히려 ‘천하가 나를 버리더라도 이는 내 죄가 아니다’고 우기다보면 하늘도 탓하지만은 않을 것임



o 토사구팽으로 유명한 劉邦을 연구하다보면


  - 유방의 얼굴과 마음이 남과 달리 성인에 가까운 수준임


  - 마음이 검기로는 마음대로 처신하여도 절대 규칙에 위배되지 않았으며 얼굴이 두껍기로는 후세에 별도로 장량에게 배운 바도 있음


  - 태어나면서 갖춘 자질에다가 후세에 배운 실력이 겸해지다보니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군신 부자 형제 부부 친구 관계를 다룬 3강5륜을 하나하나 타파하기에 이른 것임


  - 더욱이 예의염치를 깔끔이 씻어버리고 나니 군웅들을 모다 평정하게 되고 천하를 통일한 것으로 이후 중국은 400여년간 통일제국을 이룬 것임


o 韓信의 경우를 검토하다보면


  - 초한간의 쟁탈전에서 나타낸 능력은 얼굴 두껍기가 최고의 경지에 이르렀으나 마음검기가 다소 처져 실패했으며 가랑이 사이를 기어가는 모욕을 당하는 등 얼굴 두껍기가 유방에게 절대로 쳐지지 않았음에도 평소에 마음씨 검기 연구를 등한시한 것임


  - 항우를 ‘부녀자의 어짐’(婦人之仁)이라고 평한 것을 보면 마음이 검지 못하면 하는 일마다 실패한다는 것을 알긴 알았지만 행동에 옮기지를 못한 것임


o 范增을 살펴보면


  - 마음씨 검기가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얼굴 두껍기가 처져 결국 실패한 것임


  - 즉 유방이 함양을 정복한 후 子嬰과 연계하였으며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결국은 그를 사지에 처하게 하여 마음씨가 검기로는 유방과 같은 수준이었으나, 얼굴이 두껍지를 못해 결국은 화를 내었으니 큰 일하는 이가 그렇게 쉽게 화를 내서야 되겠는지


  - 범증이 안 가면 항우는 망하지 않았을 것이며 만일 범증이 한 번만 더 참았다면 유방은 결국 패했을 것이니 자신의 생명과 항우의 강산이 한꺼번에 물거품이 된 것임. 작은 일을 참지 못하여 큰일을 망친 것임



o 후흑학을 조금만 활용하면 조금 효과가 있고 많이 활용하면 많은 효과가 있게 마련이니


  - 유방과 사마의는 후흑학을 통달하고 천하를 통일 한 것이며, 조조와 유비는 각각 한쪽만 익혔던 것이며, 한신과 범증도 마찬가지로 한 가지만 익혀서 결국은 후흑학을 완전히 익힌 유방에게 패하게 된 것으로서


  - 그들 모다 한 가지 장점을 잘 발휘하여 왕후장상이 되고 한때를 빛내어 죽은 후에도 역사에서 한자리를 갖출 수 있었음


o 사람의 얼굴은 두껍기가 그 얼굴 안에 있어야하고 검기는 또 바로 마음속에 있어야하는 법이니 두껍기란 무한정이고 검기로는 도저히 남과 비교가 안 될 정도이어야 함


o 인생살이 부귀공명 출세 및 고광대실 모다 사소한 곳에서 출발한 것이니 바로 인생의 묘미가 있잖은가? 주변에 보물을 갖고도 활용 못하면 바로 바보가 아닌가?



⌖ 후흑학 3단계 학습법 소개


제 1단계 : 두껍기가 성벽과 같고 검기가 석탄 같아야 함


  - 최초의 얼굴 피부는 종이 장 같다가 점점 두꺼워져 성벽과 같이 두꺼워 지는 것임


  - 최초 마음의 색깔도 우유와 같이 하얗고 깨끗하다가 검은색이 끼기 시작하고 이어서 파란색으로 발전하고 다시 석탄과 같이 검어지는 것임


  - 성벽이 두껍기는 하지만 대포 한 방에 무너질 수도 있고 석탄이 비록 검다고 하지만 색깔이 곧 싫증이 나게 마련이므로 사람들이 가까이 하지 않게 되는 그런 초보단계를 말함



제 2단계는 두껍고도 단단하고 검으면서도 반짝반짝 빛이 나는 단계임


  - 厚學 학문수준이 깊어지면 누가 공격을 하던지 조금도 움직이지 않게 되니 유비가 좋은 예로서 조조도 어쩔 수 없는 지경임


  - 黑學 학문 수준이 깊어지면 점점 검어져 조조와 같이 마음이 칠흑 같으나 투명하고 빛이 나는 단계로서 모양과 색깔이 갖춰져 조조와 같은 정도임




제 3단계 厚하나 형태가 없고 黑하나 색깔이 없는 단계로서


  - 지극히 厚하고 지극히 黑하여 모다 厚하지도 않고 黑하지도 않다고 여기는 수준으로서 이러한 경지에 이르기가 쉽지 않으니 고대의 성현 중에서나 겨우 한 둘 찾을 수 있음


  - 유가의 중용에서 말하는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어야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 바로 이러함


o 평가 및 당부의 말씀


  - 공무원 경제인 교육자 과학자 가정주부 및 정치인은 물론 종교인까지 반드시 국내 번역본으로 출간된 94.9의‘공자 길들이기’에 이어 96.10판 (고려원) 厚顔黑心과 99.8 (도서출판 아침)의 厚黑列傳의 필독을 권함.


  - 남 해코지할 마음이 있어서는 안 되지만(害人之心 不可有) 그렇다고 날 해코지하려는 사람에게 대비하는 마음이 없어서도 안 된다(防人之心 不可無)는 평범한 생활철학을 실천하기 위해서도...그리고 나아가  사익(些益 私益 社益 등)과 국익을 위해서도 반드시 실천해야할 대상 학문임.


  - 한마디로 말씀드려 뻔뻔함()와 음흉함()을 겸비하되 이를 은근히 챙기고 있다는 것을 절대 나타내지 말아야 지금의  제 3기 후흑 시대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말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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