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회 교리/레지오교본해설

제7장 레지오 단원과 성삼위(41-45쪽 ; 교본 제29장, 216-221쪽)|

독서는 머리로 떠나는 여행, 여행은 몸으로 하는 독서 2011. 7. 1. 21:48

 

 

영성 생활의 목적은 성삼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성화를 통해 삼위일체 하느님과 일치를 이루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레지오 마리애에서는 인류 구원 계획에 따라 특히 성삼위와 마리아의 관계를 중요시한다.

 

왜냐하면 마리아는 성삼위의 각 위격과 독특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교본 본문에서도 "마리아 안에 성령이 작용하심으로써 영원한 성자가 사람이 되셨다. 그리하여 인류가 성삼위와 결합되었으며 마리아는 성삼위의 각 위와 서로 다른 독자적인 관계를 맺게 되었다. 레지오 단원들은 마리아의 이러한 삼중적 지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론 하느님의 섭리 방식을 이해한다는 것은 특별히 선택된 은총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우리가 전혀 파악하지 못하도록 하신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것을 알아듣도록 힘써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구세주 강생 2000년 대희년을 준비하기 위해 반포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교서 "제 삼천년기"에서도 성삼위의 각 위격과 마리아의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43항, 48항, 54항 참조).

 

그러면 레지오 단원과 성삼위에 있어서 '마리아와 성삼위의 관계', '마리아와 성령', '성삼위와 레지오 단원'을 살펴보기로 하자.

 

1. 마리아와 성삼위의 관계

 

마리아는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따라 성자를 잉태하고 낳으심으로써 성삼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몽포르의 성 루도비꼬는 마리아와 성삼위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성부는 성자를 마리아를 통해 세상에 보내셨고 성자는 인류 구원을 위해 마리아를 통해 강생하셨으며 성령은 마리아의 동의를 얻은 후에 성자를 마리아의 태중에 잉태케 하셨다고 했다(참된 신심 16항 및 140항 참조).

 

교본 본문에서도 "마리아는 이 세상에서 맨 처음으로 삼위일체 신비를 계시받았다. 그 계시가 이루어진 것은 새 시대가 열린 주의 탄생 예고 순간이었다. 성삼위는 몸소 대천사를 통하여 마리아에게 "성령이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감싸 주실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나실 그 거룩한 아기를 하느님의 아들이라 부르게 될 것이다."(루가 1, 36\5)고 계시하셨다. 이 계시에서 성삼위의 각 위격이 뚜렷이 밝혀졌다"고 했다.

 

1) 마리아와 성부의 관계

천주 성부는 마리아를 통해 성자를 세상에 보내셨기에 성부의 구원계획을 도외시하고는 마리아를 언급할 수 없다. 구원 계획은 성부한테서 나왔고 그분께 그리스도와 성령의 모든 활동이 집중되어 있다. 마리아는 어디까지나 창조주 성부께 속하는 피조물이며 성부의 은총으로 간택된 존재이다.

 

성부께 대한 마리아의 칭호는 일반적으로 '딸'로 표현된다. 구원 사업에 있어서 성부의 고유한 활동은 자녀들을 낳아 외아들의 생명에 참여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요한 1, 12-13 참조). 성부는 세상 마칠 때까지 마리아를 통해 당신 자녀를 낳길 원하신다(참된 신심 29항 참조). 마리아는 원죄없이 잉태되는 순간에 그리스도의 공로로써 이미 구원을 받았다. 그리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성부의 딸'이 된 것이다.

 

성부와의 관계에서 마리아는 구세주를 기다라며 준비해 온 이스라엘 백성의 정점으로 부각되었다. 그래서 마리아는 '시온의 딸'이기도 하다. 그리고 성전에서 겨우 찾은 아드님의 말을 듣는 순간부터 마리아는 하느님이 아버지이심을 가슴에 새기고 묵상했을 것이다(루가 2, 49-51 참조).

 

교본 본문은 성부께 대한 마리아의 관계가 '딸'로 정의된다고 하면서 그 이유를 설명한 다음 "이 칭호만으로는 성부께 대한 마리아의 관계가 성부와 성모의 자녀들인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설명할 수가 없을 것이다. 성부께 대한 마리아의 관계는 모든 영혼에 대한 생명의 흐름에 근본적이고 필수적인 요소이다..... 주의 기도를 가톨릭 교회의 정신으로 정성 들여 바친다면 이 기도의 두 가지 목적 즉, 영원하신 성부께 영광을 드리는 목적과 마리아를 통하여 우리에게 넘치도록 주시는 하느님의 은혜에 대하여 감사하는 목적을 완전히 달성할 수가 있다"고 하였다.

 

2) 마리아와 성자의 관계

마리아와 성자의 관계는 모자관계이다. 마리아는 성자의 어머니요 천주의 모친이다. 성자께서 마리아 안에서 마리아를 통하여 사람이 되셨기 때문이다.

 

몽포르의 성 루도비꼬 마리아에 의하면 성자 예수 그리스도는 새로운 아담으로서 당신의 지상 낙원이었던 동정녀 마리아의 태내에 들어와 은총의 기적을 행하시고 어머니께 순종하며 사심으로써 성부께 영광을 드렸다고 한다(참된 신심 18항 참조). 그리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 헌장에서도 마리아와 성자를 모자관계로 규정지어 설명하고 있다(53.56.61항 참조).

 

교본 본문에서는 마리아와 성자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천주 성자께 대한 마리아의 관계는 우리가 가장 이해하기 쉬운 어머니로서의 관계이다. 그런데 마리아의 모성은 친밀성, 영원성, 그리고 보통 인간의 관계를 무한히 초월하는 특성을 지닌다. 예수님과 마리아의 경우에는 영혼의 일치가 으뜸이고 육신적 일치는 그 다음이다. 그래서 성자가 태어나심으로써 육신이 갈라진 뒤에도 두 분의 일치는 중단되지 않고 계속되며 더욱 알 수 없을 정도의 강도로 맺어졌다. 그 결과 교회는 마리아를 다음과 같이 선언할 수가 있게 되었다.

 

곧 마리아를 제2위 성자의 '협력자' - 구원 사업에서의 공동 구원자요 은총의 중개자 - 라고 부를 뿐 아니라 실제로 '성자와 닮은 분'이라고 한다."

 

3) 마리아와 성령의 관계

성령의 보살핌을 받기 위한 하나의 조건은 마리아와 성령의 관계를 잘 이해하는 것이다. 성령과 마리아는 상호 일치의 관계에 있다. 마리아 신학자 로랑뗑은 "몽포르의 성 루도비꼬는 마리아를 성령과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 레지오 마리애는 이러한 일치성에 대한 성인의 가르침을 확고한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래서 레지오는 성령의 교리에 대해 좀 더 깊은 지식을 얻고자 성실하게 노력하고 있다"(27장, 151쪽 ; 교본 102쪽)고 하였다.

 

교본 본문은 마리아와 성령의 일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성령은 마리아가 당신의 다음 가는 존엄성을 가지도록 할 만큼 마리아와 하나가 되셨다. 성령은 마리아를 들어올려서 당신과 하나로 결합시켰고 당신으로 말미암아 살게 하셨으므로 성령은 바로 마리아의 영혼처럼 되셨다."

 

일반적으로 성령과의 관계에 있어서 마리아의 칭호를 '성령의 배필', '성령의 궁전', '성령의 표상'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몽포르의 성인은 마리아의 칭호로서 성령의 배필이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했다. 그런데 성령과 마리아의 관계에 있어서 배필이라는 말은 어디까지나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표현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성령의 배필이라는 표현이 오해의 소지가 있어 마리아를 성령의 궁전, 성령의 지성소라고 하였다(교회 헌장 53항 참조). 교부들이 마리아께 즐겨 사용했던 성전, 감실, 지성소 등의 칭호는 어디까지나 성령께서 마리아 안에 독특하고 탁월하게 내재하고 계심을 말해 주는 것이다.

 

마리아는 또한 성령의 표상으로 불린다. 성서에 "주께서 몸소 '징조'를 보여 주시리니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이사 7, 14 : 마태 1, 23 참조)고 하였고, 사도 요한도 구세주의 모친을 '큰 표징'(묵시 12, 1)으로 소개하고 있다. 마리아는 영육으로 하나된 구세주의 어머니로서 예수의 살아 있는 표상인 동시에 성령의 볼 수 있는 표상이다. 성령의 보이지 않는 역사로써 마리아를 통해 성자가 강생했기 때문이다.

 

성령의 표상이라는 마리아의 칭호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프랭크 더프는 다음과 같이 비유를 들고 있다. "제2위 성자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듯이 제3위 성령은 마리아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계신다"

 

2. 마리아와 성령

 

레지오 마리애는 성령 신심과 결합된 성모 신심 단체이다. 성자 예수와 마리아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이듯이 성자를 잉태케 하신 성령과 마리아 역시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이다. 레지오의 그림과 단기, 레지오의 시작 기도와 선서문에서도 볼 수 있듯이 레지오 안에서 성령과 마리아 신심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교본은 레지오 단원들에게 성령 신심과 성모 신심이 서로 결합된 신심을 가질 것을 역설하면서 "마리아를 통하여 성령을 간구하는 단원들은 성령의 은혜를 충분히 받을 것"(15장, 92쪽 ; 교본 73쪽)이라고 하였다.

 

성령께서 마리아께 하신 역할은 성자의 강생에 있어서 동정 잉태행위이고 마리아를 성령의 궁전으로 성화시킨 행위이다. 그리고 성령께서 마리아 안에서 이룬 중심 사건은 주의 탄생 예고와 성령 강림이다.

 

성자의 강생에 있어서 성령과 마리아는 공동 협력자였다. 사도신경에서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님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셨다"고 했듯이 마리아는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협력의 모형이 되셨다.

 

마리아는 은총의 중개자이기에 성령의 위대한 역사는 마리아를 통해 이루어진다. "성령의 활동을 밖으로 드러내 보이게 하는 분이 마리아"라고 말한 프랭크 더프 교본 본문에서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마리아는 단순히 성령께서 활동하시는 데 쓰이는 연장이나 수로에 그치지는 않는다. 마리아가 행동하실 때는 성령도 행동하신다. 마리아의 전달하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성령의 전달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정도로 마리아는 모든 것을 다 알고 의식하면서 성령께 협력하는 분이다."

 

출생과 모성의 관점에서 볼 때 성령의 고유한 역할은 생산력의 원리이다. 성령은 하느님의 아드님을 낳기 위해 마리아의 출산력을 활용하셨다. 몽포르의 성인에 의하면 성부는 성자를 낳고 성자는 성부로부터 낳음을 받았으나 성령은 삼위 자체 안에서 아무런 출산 능력이 없었다. 그래서 성령은 마리아 안에서 생산 능력을 발휘하여 하느님의 아들을 낳게 하셨던 것이다.(참된 신심 20항 참조).

 

3. 성삼위와 레지오 단원

 

레지오 단원들이 매일 기도하면서 긋는 십자성호와 영광송은 성삼위께 대한 신앙 표현이다 .

 

프랭크 더프는 레지오 단원들이 일상 생활에서 조배와 기도를 통해 성삼의 각 위격과 가까운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한 단원들이 성삼위에 대한 생각을 해야 하며 각 위격과 맺고 있는 마리아의 독자적인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면서 성삼위와 긴밀한 친교를 맺고 있는 마리아를 통해 레지오 단원들도 성자와 성령과의 친교로 성장되어 성부께 도달하게 된다고 하였다(상게서 286-289쪽 참조).

 

레지오 단원들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대로 주의 기도를 바칠 때에도 성령의 역사하심과 그리스도와의 친교를 통해서 성부께 바쳐야 한다.(선교 교령 7항 참조).

 

"마리아 공경"은 제2부 '마리아 공경의 쇄신'에서 마리아 신심의 삼위일체론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동정 마리아께 대한 신심 행위는 그 내적이고 본질적인 요소인 삼위일체론적이며 그리스도론적인 면을 분명하게 드러내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사실 그리스도교 예배는 그 자체가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드리는 예배이다. 전례적으로 표현한다면 그리스도교 예배는 '성령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부께 드리는' 예비이다(마리아 공경 25항).

 

레지오 단원들은 삼위일체론적인 성격을 띤 마리아 신심을 지녀야 한다. 교본 본문에서도 몽포르의 성 루도비꼬가 마리아 신심에 있엇 삼위일체론적인 면을 역설한 내용을 인용하고 있다(45쪽 참조 ; 참된 신심 140항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