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회 교리/레지오교본해설

제5장 레지오 신심의 개요(17-24쪽 ; 교본 5장, 14-23쪽)|

독서는 머리로 떠나는 여행, 여행은 몸으로 하는 독서 2011. 7. 1. 15:47

 

레지오의 신심은 레지오 기도문에 잘 나타나 있는데 그 내용은 하느님과 마리아에 집약되어 있다. 레지오는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을 중요시하면서 단원 자신의 성화와 이웃에 대한 봉사 활동이라는 두 가지 목적 사업에 하느님과 성모님이 늘 함께해 주신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레지오 신심은 하느님의 계획 속에 들어 있는 성모 신심에 바탕을 두고 이쓴데 이는 몽포르의 성 루도비꼬 마리아가 지은 <복되신 동정녀께 대한 참된 신심>과 드 꼰칠리오가 지은<마리아께 대한 지식>에서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교본은 5장에서 레지오와 관계되는 마리아의 특전에 중점을 두면서 단원들이 마리아를 잘 알아야 함은 물론 그분을 이 세상에 모시어 레지오 조직을 통해 널리 알리기를 바라고 있다.

 

@ 교본에서 레지오의 신심개요는 다음 7항으로 나누어져 있다

 

1. 하느님과 마리아,

2. 모든 은총의 중개자인신 마리아,

3. 원죄없으신 마리아,

4. 우리의 어머니이신 마리아,

5. 레지오의 성모 신심은 레지오 사도직의 뿌리,

6. 마리아를 알기만 하면!,

7. 마리아를 세상에 모시는 일

 

1. 하느님과 마리아(18-19쪽 ; 교본 15-16쪽)

 

몽포르의 성 루도비꼬 마리아는 <참된 신심> 1장 '마리아께 대한 신심의 필요성'에서 하느님과 마리아에 대한 기본적인 진리를 서술하고 있다 마리아는 지존하신 하느님의 손으로 창조된 단수한 하나의 피조물에 불과함에도 하느님은 마리아를 통해서 구원사업을 시작하고 완성하기를 원하셨다. 천주 성부는 당신의 독생 성자를 다만 마리아를 통해서 세상에 내려 보내 주셨고 천주 성자는 인류 구원을 위해 강생하셨으나 어디까지나 마리아 안에서 마리아를 통해서 오셨다. 천주 성령은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마리아 태중에 잉태케 하셨으나 먼저 대천사를 보내어 마리아의 승낙을 받으셨던 것이다(참된 신심 14-16).

 

새교본 39장 1항(교본 39장 7항)은 "마리아와 함께 가지 않으면 영혼들에게 접근할 수 없다"는 제목으로 하느님과 마리아의 관계에 대해서도 설며하고 있는데 해당되는 주제만 나열해 보면

1) 태초부터 마리아는 하느님의 마음 속에 계셨다.

2) 마리아는 예언을 통하여 생생하고 확실하게 계시되었다.

3) 주의 탄생 예고는 마리아의 막중한 지위를 나타낸다.

4) 성부께서는 구원 사업이 마리아에게 매이도록 하셨다.

 

교본 본문은 마리아의 지위와 위치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마리아는 다른 어떤 존재보다도 월등히 뛰어난 하느님의 피조물로서 유일하게 드높은 자리를 차지하셨다. 하느님은 마리아를 통해 영광 받으시길 원하신다. 그러므로 마리아께 드리는 것은 조그도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되어 하느님께로 간다(루가 1,45-47 참조).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인 교회헌장 8장은 "그리스도와 교회의 신비 안엣서의 천주의모친 복되신 동정 마리아"란 제모그로 성모님에 대해 가르칙 있느네 이 역시 <참된 시심>의 영향을 받고 있고 교본 내용과 부합한다. 하느님은 세상 구원을 완수하시려고 "때가 찼을 때 당신 아들을 보내시어 여인에게서 태어나게 하셨으며"(갈라 4,4) 성령을 동정녀 마리아께 혈육을 취하셨다(교회헌장 52항 참조)

 

마리아는 "성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 다음으로 가장 높고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자리를 차지하시고"(54항) "하느님의 은총을 힘입어 성자 다음으로 모든 천사와 사람들 위에 들어 높임을 받으신"(66항 69항 참조) 분이시다

 

"성모가 공경르 받으심으로써 성자가 옳게 이해되시고 사랑과 영고아을 받으시며 성자의 계명이 준수되도록 하는 것이다"(66항).

 

하느님과 마리아에 대한 교본의 가르침을 요약해 보면, 하느님은 태초부터 당신 성자를마리아를 통해 이 세상에 보내어 인류를 구원하기로 계획하셨고 한낱 피조물에 지나지 않는 마리아에게 특별한 지위를 부여하셨으므로 성모 신심을 가지는 것이 하느님을 욕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느님께 영광이 된다는 것이다.

 

2. 모든 은총의 중개자인신 마리아(19-20쪽 ; 교본 16-17쪽)

 

가톨릭 전통은 흔히 은유적인 표현으로서 마리아를 은총의 통로, 수로, 보화라고 부른다. 마리아가 당신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중재에 의한 방법이다. 모든 은총은 마리아의 중재로 인해 전달되는 것이다.

 

1921년 6월에 교황 베네딕도 15세는 벨지움의 메르시에 추기경의 요청에 응해 벨지움 국가를 위해 모든 은총의 중개자인신 마리아 축일 미사와 성무일도를 윤허하고 5월31일에 축일을 지내도록 하였다. 그 이후 이 축일 전례가 일반화되기 시작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1964년 교회헌장 60항에서 복되신 동정녀의 중재의 뜻과 힘을 자세히 밝혔다. 그러나 '모든 은총의 중개자 마리아'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고 아직까지 교회에서 공식교의로 선포하지는 않았다.

 

1971년에는 경신성이 "은총이 어머니요 중재자이신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라는 호칭의 미사 경문을 인준하였다. 이 미사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리에 충실하며 복되신 동정녀으 모성적 역할과 중재의 임무를 함께 기념한다. 그 후 일부 수정을 가하고 감사송도 보태어 5월 8일에 축일을 지내고 있다(주 교회의 전례위원회 편찬, 성모 미사 경본, 1988년, 135쪽 참조).

 

프랭크 더프는 이 축일 이 제정된 바로 그 해에 마리아가 모든 은총의 중개자라고 가르침을 토대로 삼아 원죄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성상을 모시고 레지오 마리애가 창설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하였다. 프랭크 더프가 "모든 은총의 중개자인신 마리아"를 교본과 레지오 기도문에서 소개했을 때 몇몇 신학자들은 그것이 확실한 교리가 아니라고 반대했으나 그는 교황 문서와 교회의 전통적 가르침을 인용하면서 마리아는 필연적으로 하느님의 계획 아래 모든 은총의 중개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공의회에 언급된 바 있는 마리아의 은총의 중개자 역할에 대해 교회의 모든 신학자들이 스스럼없이 가르치고 있다고 함으로써 과거의 자기 주장이 옳았음을 보여 주고 있다. 교본 본문은 마리아의 모든 은총의 중개자 특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영원하신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사람들이 당신께 바치고자 하는 공경을 마리아를 통하여 받으시기를 즐겨 하신다. 그러기에 하느님은 당신의 무한한 자비와 전능의 샘에서 나오는 갖가지 은총을 우리 인간에게 전달하는데, 마리아를 그 통로로 삼으셨다. 이는 사람이 된 천주 성자를 마리아라는 통로를 거쳐서 우리에게 주심으로부터 비롯된다"

 

"성모님은 성령의 거룩한 짝이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얻어주신 모든 은총의 수로이기 때문에 성모님의 적극적인 개입에 힘입지 않고는 우리는 아무것도 받지 못한다.

 

성모님은 모든 것을 전달하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우리에게 모든 것을 힘써 얻어 주신다. 레지오는 이러한 마리아의 임무에 대한 믿음이 사무쳐 있기에 그것을 특별한 신심으로 삼고 있다.모든 레지오 단원들이 매일 바치는 까데나의 마지막 부분 기도문 즉 모든 은총의 중개자 마리아 축일 기도문은 다음과 같다

 

"기도합시다. 우리를 성부께 중재하시는 주 예수 그리스도여, 당신의 모친이신 지극히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우리의 어머니도 되게 하시고, 주님 앞에 우리의 어머니도 되게 하시고, 주님 앞에 우리의 중개자로 세우셨나이다. 비오니, 우리가 주님께 간구하는 모든 은혜를 마리아를 통하여 얻어 누리게 하소서. 아멘"(22장 2항, 133쪽 ; 교본 90-1쪽).

 

교본은 또한 이탈리아 시에나 출신인 성 베르나르디노가 은총의 중개자 마리아에 대해 강론한 레지오 선서문에도 인용되고 있다. "성령의 모든 은혜와 성덕과 은총은 마리아께서 관리하시게 된다. 곧 마리아께서 원하시는 이에게, 마리아께서 뜻하시는 때에, 마리아께서 바라시는 만큼, 마리아께서 즐기시는 방법으로 관리하시는 것이다"(107쪽 ; 교본 295쪽 ; 90쪽, 교본 71쪽 참조 ; 참된 신심 141항 참조).

 

프랭크 더프의 성모 신심에 영향을 준 「참된 신심」에서도 마리아가 모든 은총의 중개자임을 자상히 설명하고 있다(23-28항 및 44항 참조).

 

3. 원죄없으신 마리아(20-21쪽 ; 교본 17-18쪽)

 

레지오 신심에 있어서 성모님의 두 번째 특전은 12월 8일에 대축일을 지내는 성모의 원죄없으신 잉태이다. 레지오의 성모상은 '원죄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성상이다. 세계 최초의 레지오 회합에서 단원들은 이 성모상을 모신 작은 제대에 둘러않아 기도하고 의논하였다.

 

그 성모상은 천주교의 극빈 신자들이 주일에 개신교 조반 센터에서 무료 급식을 받는 조건으로 개신교 예배에 참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영국군 퇴역 군인이며 개척자회원인 조셉 가베트가 1914년에 설립한 천주교 조반 센터에 처음으로 모셔졌다. 그리고 프랭크 더프를 비롯한 조반 센터 봉사자들의 모임을 '무염시태회'라고 불렀다.

 

1916년 아일랜드에서 독립운동을 위한 부활절 반란이 생기자 가베트가 영국군에 재입대하면서 그 성모상을 프랭크 더프에게 넘겨주었다. 프랭트 더프는 그 성모상을 빈첸시오 회관에 보관해 두었는데 공교롭게도 1921년 레지오 최초의 회합에서 사용하게 되었던 것이다.

 

원죄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성상은 기적의 메달에 새겨진 모습이다. 성모님이 1930년 11월에 프랑스 파리 성 빈첸시오의 애덕자매회 예비 수녀인 가타리나 라부레에게 나타나시어 발현 모습 그대로를 메달로 만들도록 지시함으로써 이루어졌다. 그 메달은 일명 '기적의 메달'이라고도 한다. 기적의 메달에는 성모의 원죄 없으신 잉태에 대한 화살기도가 새겨져 있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여, 당신께 매달리는 우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레지오 단원은 까떼나에 실려 있는 이 화살기도를 매일 의무적으로 바치도록 되어 있다.교황 비오 9세는 1854년 12월 8일에 '형언할 수 없는 하느님'이란 회칙에서 마리아의 원죄없으신 잉태를 다음과 같이 정의 내리며 신앙 교의로 선포하였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는 잉태의 첫 순간부터 전능하신 하느님의 각별한 은총과 특전으로 말미암아 인류의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예견된 공로에 힘입어 원죄에 전혀 물들지 않도록 보호되었다. 그러므로 모든 신자들은 하느님이 계시해 주신 이 교의를 항구히 굳게 믿어야 한다"(DS 2803).그 4년 후인 1858년 2월 11일에는 성모님이 프랑스 루르드에서 소녀 벨라뎃다에게 발현하셨는데 3월 25일의 발현 때에 성모님은 당신 이름을 라틴어로 "나는 원죄 없는 잉태"라고 알려 줌으로써 믿을 교의로 선포된 내용을 성모님 자신의 입으로 확인해 주셨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도 "티없이 깨끗하신 동정녀께서 조금도 원죄에 물들지 않으셨다"(교회 헌장 59항)는 짤막한 표현으로 믿을 교의를 재확인하였다.

 

성서에는 성모님의 원죄 없으신 잉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으나 다음 세 군데서 간접적으로 찾아볼 수 있다

 

1) 원 복음 혹은 첫 복음이라고 불리는 창세기 3장 15절이다.

   "나는 너를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리라. 또 네 후손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라. 너는 그 발꿈    치를 물려고 하다가 도리어 여자의 후손에게 머리를 짓밟히리라." 인류의 첫 조상을 타락시키고 원죄를    짓게한 유혹자인 뱀의 머리를 바술 여자의 후손을 낳으신 분은 바로 원죄 없으신 마리아이다.

 

2) 가브리엘 천사와 엘리사벳이 마리아께 드린 인사에서 짐작할 수 있다

   "은총을 '가득히' 입으신 마리아여 기뻐하소서. 주께서 함께 계십니다"(루가 1,28)

   "모든 여자들 가운데 '가장 복되시며' 태중의 아드님 또한 복되십니다"(루가 1,42).

 

3) 묵시록 12장에 나오는 여자이다.

   거기서 용은 창세기에서 하와를 유혹한 뱀으로서 여자를 해치려고 하지만 번번히 실패하고 여자는 하느    님의 은총으로 끊임없는 보호를 받는다.

 

교본 본문은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 특전을 언급하면서 레지오 단원과 사탄과의 싸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레지오는 전능하신 하느님이 사탄에게 하셨던 말씀(창세기 3,15)이 죄와의 싸움에서 확고한 신념과 힘의 원천이 된다고 믿는다. 레지오는 온전히 여자의 후손 즉 마리아의 자녀가 되기를 전심으로 바라고 있다. 왜냐하면 거기에는 승리가 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4. 우리의 어머니이신 마리아(21-22쪽 ; 교본 18-19쪽)

 

레지오 성모 신심의 세 번째 특징은 '우리의 어머니이신 마리아'이다. 여기서 말하는 어머니의 육체적인 모성이 아니라 영적인 모성이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은총의 세계에서 마리아의 자녀들인 것이다.

 

몽포르의 성 루도비꼬는 마리아의 모성에 대해 "자연적이며 육체적인 출생에 있어서도 아버지와 어머니가 필요하듯이 초자연적이며 영적인 출생에 있어서도 아버지와 어머니가 필요하다. 참다운 하느님의 모든 자녀들은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시고 마리아를 어머니로 모신다. 마리아를 어머니로 모시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시지 않는 사람이다"(참된 신심 30항)고 단언했다.

 

성서에서 마리아의 영적 모성이 결정적으로 표현된 곳은 요한복음 19장 26-27절이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서 있는 사랑하는 제자를 보시고 먼저 어머니에게 '여인이여, 이 사람이 당신의 아들입니다'하시고 그 제자에게는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하고 말씀 하셨다. 이 때부터 그 제자는 마리아를 자기 집에 모셨다".

 

구세주 예수님은 십자가상에서 어머니라는 말 대신에 '여인이여'라는 호칭을 사용하면서까지 사랑하는 제자가 마리아의 아들임을 엄숙하게 선언하셨다.

 

복음서의 저자는 창세기에서 하느님이 인류의 첫 어머니인 하와에게 사용한 '여인'이라는 칭호를 마리아에게 사용함으로써(창세 3,15 참조) 마리아가 새로운 하와, 새로운 여인으로서 영적 어머니임을 드러내려고 했다. 그리고 복음서의 저자가 구태여 제자 요한이라는 이름을 밝히지 않고 그냥 '사랑하는 제자'라고 표현한 것은 예수님이 마리아를 모든 제자의 어머니로 내어 주셨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들도 사랑하는 제자들이기에 마리아는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며, 우리는 모두 마리아의 자녀들이다.

 

마리아는 십자가상 예수님으로부터 사랑하는 제자를 아들로 받아들였을 때 주의 탄생 에고 때에 가브리엘 천사에게 대답한 그대로의 마음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아들의 유언에 의하여 마리아는 새로운 방식으로, 새로운 아들의 어머니가 되신 것이다. 마리아는 베들레헴에서 겪은 해산의 고통보다 더 심한 십자가의 고통을 골고타 언덕에서 마음으로 함께 겪으심으로써 새 생명의 탄생에 참여하셨고 새 생명의 어머니, 제자들인 우리의 어머니가 되셨다. 그러기에 마리아는 새 공동체의 출발을 위한 성령 강림을 다락방에서 기다리면서 제자들과 함께 기도하셨고, 제자들에게 영적인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셨다(사도 1,12-14 참조)

 

현대에 와서 마리아의 영적 모성을 확인시켜 주는 중요한 문헌은 '교회 헌장' 8장이다. 이 문헌은 마리아가 그리스도 신비체 지체들의 어머니(53항), 산 사람의 어머니(56항), 은총의 세계에서 우리의 어머니가 되셨으며(61항), 은총의 계획 속에 마리아의 모성은 영구히 끊임없이 계속되므로(62항) 참된 신앙으로 우리 어머니이신 마리아께 자녀다운 사랑을 드리며 그분의 덕행을 본받을 것(67항)을 요구하고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성모 성년(1987년-1988년)에 반포한 회칙 '구세주의 어머니' 45항에서 마리아의 모성에 대해 자상하게 설명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그리스도의 제자의 생활에서 차지하는 마리아의 중요성은 십자가상에서 남겨 주신 구세주의 유언으로 시작된 그리스도의 어머니께 대한 자녀다운 의탁을 통하여 분명히 표현되었다. 자녀답게 마리아께 자신을 의탁함으로써 그리스도인은 사도 요한처럼 그리스도의 어머니를 '자기 집에 모시며' 자신의 내적 생활을 이루는 모든 것 안으로, 즉 자신의 인간적, 그리스도적 자아 안에 그분을 모셔들이게 되는 것이다.

 

이 회칙에서 강조한 내용 즉 마리아를 어머니로 참되게 모시는 일은 이미 1921년부터 레지오 마리애가 실천하여 왔던 것이다. 레지오 단원들은 성모 신심을 통해 개인 성화를 도모하며 사도직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레지오 단원뿐만 아니라 우리 그리스도인 모두는 과분하게도 여느 어머니보다 월등히 훌륭하신 예수님의 어머니를 우리의 어머니로 모실 수 있는 은총을 받았으니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성모님의 참 자녀답게 맞갖은 행동을 해야하며 마치 어린이처럼 성모께 전적으로 의탁하는 생활을 해야 한다.

 

5. 레지오의 성모 신심은 레지오 사도직의 뿌리(22-23쪽 ; 교본 20-21쪽)

 

레지오 단원이 천주의 성모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신심을 드러내는 일은 주회나 활동 의무처럼 레지오의 가장 소중한 의무 가운데 하나이다. 왜냐하면 성모 신심은 레지오 사도직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나무는 뿌리가 없으면 살아 있지 못한다. 뿌리가 있어야 땅에서 수분과 영양분을 흡수하며 크게 자랄 수 있고, 거센 바람에도 넘어지지 않는다. 이처럼 레지오 단원들도 각자의 뿌리가 작든 크든 성모 마리아 안으로 뻗어 내리고 성모님을 통해서 영양분을 흡수한다. 그런데 성모 신심은 그냥 자라나는 것이 아니다. 레지오 마리애 주회 때 영적 독서나 훈화 그리고 교본 공부 등을 통해서 성모 신심을 키우도록 노력해야 한다.

 

레지오 마리애는 성모 신심을 통해서 창설된 신심 단체이다. 1917년에 개척자회 평의회원들과 더불어 프랭크 더프는 몽포르의 성 루도비꼬 마리아가 지은 <복되신 동정녀께 대한 참된 신심>을 연구하는 회합을 가졌다. '참된 신심' 회합에서 연구한 결과가 레지오 교본에 수록된 성모 신심의 모태가 되었다.

 

여기에 대해 프랭크 더프의 말을 직접 들어 보자.

 

"레지오 마리애가 태어나기 전 약 4년 동안이나 레지오의 모체가 되는 회합이 지속되었다. 그 회합은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그 회합의 목적은 오직 레지오 마리애를 만들기 위하여 존재했던 것처럼 보였다. 그 모임은 좀처럼 성장하지 못하다가 레지오가 생기자 없어지고 말았다. 그 모임을 구성하고 있던 회원 중 많은 이가 레지오에 가입하였다. 참된 신심 회합이 개최됨으로써 결국 레지오가 가동된 것이다. 참된 신심이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는 순간에, 즉 그리스도교의 체제 안에 성모 마리아의 참된 모습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는 순간에 모든 일이 레지오 마리애를 창설하는 방향으로 집중된 것이다"(프랭크 더프 지음, 김영일 옮김, 마리아를 통한 승리 1, 427-428쪽).

 

프랭크 더프는 계속하여 전 세계 레지오가 사도직 수행에 있어서 성모 신심과 성모님께 대한 지식이 보편화 되기를 바라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갓 태어난 레지오가 성모님에 대하여 아는 지식은 일반 신자들보다 훨씬 많았으리라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레지오는 그 지식을 모두에게 알리는 일을 착수하기로 하였다. 레지오는 사목 사도직 활동을 펴기 시작하였는데 그 당시로서는 평신도들이 그러한 활동을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을 때였다. 그들이 활동을 하게 된 동기는 예수님을 모든 사람에게 모셔다 드리도록 성모님을 도와 드리는 데 있었다. 그 후로 레지오는 성모님에 대해 더욱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레지오 전체가 그랬었는가 하는 점이다. 만약 성모님에 대한 지식을 갖춘 단원이 소수에 불과하다면 레지오가 발전했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프랭크 더프 지음, 서광선 옮김, 성모님을 통한 승리 3, 도서출판 사도, 101-102쪽).

 

레지오 창설자의 그러한 노파심을 알게 될 때 비로소 성모 신심을 실천함에 있어서 단원들의 일치를 강조하는 다음과 같은 교본 본문의 뜻을 파악하고 이해하게 될 것이다. "모든 단원은 성모 신심의 실천에 완전히 일치하여 참여해야만 한다. 이러한 일치의 정신은 단원들이 깊이 새겨 두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신심의 일치 문제는 극히 미묘한 데가 있다. 왜냐하면 각 단원은 이 문제에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때로는 아주 깨뜨려 버리는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문제에 관해서는 각 단원이 연대의식을 가져야 한다.....레지오 단원 전체가 한덩이가 되어 레지오 봉사의 일치성을 잘 드러낸다면 레지오는 마리아께 대한 드높은 신심으로 인해 다른 여러 단체 중에 빼어날 뿐 아니라 마음과 목표와 행동의 놀라운 일치를 이루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일치는 하느님 앞에 매우 고귀한 것이므로 하느님은 이 일치를 이루는 자에게는 누구도 겨룰 수 없는 힘을 주셨다. 그러므로 개인의 경우에도 마리아께 대한 참된 신심이 은총의 특별한 수로가 된다면 하물며 '성모님과 일치하여 한마음으로 꾸준히 기도하는'(사도행정 1,14) 레지오, 성모님의 정신에 참여하고 은총을 분배하는 일과 관련된 하느님의 계획에 전적으로 가담하는 레지오에 가져다 주는 은총은 얼마나 놀라운 것이 되겠는가!"

 

6. 마리아를 알기만 하면!(23-24쪽 : 교본 21-22쪽)

 

"구세주의 어머니는 구원 계획 안에 명백한 자리를 차지하고 계시기"(구세주의 모친 1항) 때문에 성모님을 알고 공경해야 예수님을 옳게 이해하고 섬길 수 있다(교회 헌장 66항 참조).

 

몽포르의 성 루도비꼬 마리아는 <복되신 동정녀께 대한 참된 신심>에서 "인류 구원은 마리아를 통하여 시작되었고 또 마리아를 통하여 완성되어야 한다. 예수께서 세상에 태어나셨을 때 성모님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그러나 종말에 마리아도 성령에 의해 명백히 드러날 것은 틀림없다. 그것은 마리아가 알려지게 됨으로써 예수께서도 모든 사람에게 알려지고 또 모든 사람들은 그를 섬기고 사랑하게 되기 때문이다"(참된 시심 49항)고 말했다.

 

프랭크 더프 역시 몽포르 성인의 주장처럼 레지오 단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예수님이 성모님을 통하여 이 세상에 오셨기 때문에 단원들은 성모님을 잘 알아 그분의 지위와 역할을 잘 모르는 사람들을 깨우쳐 주어야 한다면서 다음과 같은 요지를 강조하고 있다. 성모님은 예수님을 과거에도 우리 인간들에게 주셨고 지금도 계속 주고 계시는 분이시다. 만일 성모님이 계시지 않았다면 주님은 우리 인간들에게 주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마리아의 군단 안에서 몸에 밴 태도로 단원들은 성모님을 떳떳이 내세우고 성모님을 떳떳이 설명해야 한다. 성모님을 두고 올바르게 깨우쳐 주어야 할 대상이 개신교 신자들만이 아니다. 천주교 신자들 가운데도 성모님을 잘못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훌륭한 천주교 신사라고 평가받는 사람들조차 '우리들이 주 예수 그리스도께 직접 나아갈 수 있는데도 왜 하필이면 성모님을 거침으로써 시간낭비를 해야하는가?'라고 반마리아적 질문을 한다. 꽤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성모님의 중요한 역할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이다(프랭크 더프 지음, 김영일 옮김, 마리아를 통한 승리 1, 329-330쪽 참조).

 

교본 본문에서는 "마리아를 알기만 하면!"이란 주제로 페이버 신부의 글만을 발췌, 인용하고 있다.

 

페이버 신부는 영국의 오라토리오회 소속 사제로서 몽포르의 성 루도비꼬 마리아가 지은 <복되신 동정녀께 대한 참된 신심>을 번역하였으며, 1862년 11월 21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에 쓴 그 책의 서문에서 "마리아를 알리만 한다면!"이란 말을 여러 번 반복하며 강조하고 있다. 프랭크 더프는 성모 마리아가 매우 불충분하게 알려져 있고 사라을 받지 못함으로써 영혼들에게 슬픈 결과를 빚고 있다는 페이퍼 신부의 주장에 공감하면서 레지오 단원들뿐만 아니라 숱한 종교적 냉담자들에게 둘러싸여 사목과 선교에 애를 먹고 있는 사제들에게도 도움이 될 내용이기 때문에 중요한 부분을 그대로 발췌하여 교본에 싣고 있다. 교본 본문은 페이버 신부가 반복하여 "마리아를 알기만 한다면"이라고 말한 부분은 전혀 발췌, 인용하지 않았기에 필자가 번역, 보충해 본다. "마리아께 대한 신심은 미약하고 옅고 초라하다. 한마디로 믿음이 없는 것이다. 그 결과 예수께서 사랑을 받지 못하며 이단자들이 회개하지 않고 성교회는 존경을 받지 못한다. 성인이 될 수도 있는 영혼들이 시들고 점점 줄어든다. 성사는 필요한 만큼 또 알맞게 받지 못하고 있으며 영혼들에게는 열성적인 복음 전파가 안 되고 있다. 예수님이 잘 드러나지 않으시는 것은 마리아가 뒷전에 감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수천의 영혼들이 멸망하는 것도 마리아를 그들로부터 멀리 떼어 놓았기 때문이다.

… 누구든지 성모 신심을 지니도록 스스로 힘쓰기만 해 보라. 그러면 그 신심이 가져다주는 은총과 변화에 놀라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그 신심이 사람들의 구원과 그리스도 왕국 건설을 위한 수단으로서 상상하기 어려운 효력을 나타냄을 확신하게 될 것이다.

 

오, 마리아를 알기만 한다면, 예수님은 더 이상 냉대받지 않으실 것을! 오, 마리아를 알기만 한다면, 우리의 신앙이 얼마나 빛날 것이며 영성체하는 우리의 태도가 얼마나 달라질 것인지를! 오, 마리아를 알기만 한다면 우리가 얼마나 더 행복해지고, 얼마나 더 거룩해질 것이며, 얼마나 더 성모님의 가장 사랑하시는 아드님, 구세주 예수님을 닮은 생활을 하게 되는지를!".

 

7. 마리아를 세상에 모시는 일(24쪽 ; 교본 22-23쪽)

 

교본 본문에 의하면 마리아는 예수께서 이 세상을 차지하게 하시는 데 쓰이는 확실한 수단이다. 마리아께 대한 신심이 인류 구원과 그리스도 왕국 건설을 위한 확실한 수단으로서 커다란 효력과 놀라운 결과를 나타낸다면 마리아를 세상에 모셔다 주는 일은 레지오의 최대 목표가 되어야 한다(6장 1항, 25쪽 참조 ; 교본 170쪽 참조).

 

사도 요한처럼 '사랑하는 제자'에 속하는 우리들은 성모님을 우리 집에 모시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말고 이 세상에 모셔서 모든 이의 구원에 힘써야 한다. 사도행전을 보면 제자들이 예수님의 어머니를 자신들의 어머니로 여겼고 성모님 역시 그들을 자녀로 여겨 함께 지냈다(사도 1,12-14 참조). 성모님은 십자가상에서 아드님의 유언을 듣고 난 후부터 줄곧 우리를 당신 자녀로 삼아 우리 구원을 위해 힘쓰신다. 그분은 지상에서뿐 아니라 천상에서도 "구원의 역할을 그치지 않으시고 계속하여 여러 가지 당신 전구로써 영원한 구원의 은혜를 우리에게 얻어 주신다. 당신 모성애로써 당신 아드님의 형제들이 지상 여정에서 위험과 고통중에 있는 것을 돌보시어 행복한 고향으로 인도해 주신다" (교회 헌장 62항).

 

그런데 성모 마리아를 이 세상에 모셔다 주려면 많은 봉사자들이 협력하여 일할 수 있는 평신도 사도직 단체를 조직하여 활용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 것이다. 교본 본문에 의하면 여기서 말하는 평신도 사도직 단체란 "수적으로 무진장한 평신도, 어디에나 뚫고 들어갈 수 있는 적극적인 평신도들의 단체를 말한다. 또한 그것은 온 힘을 기울여 마리아를 사랑하고, 아울러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 마리아께 대한 사랑을 심어 주도록 활동하는 단체이며, 그리고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 모든 행동 능력을 활용하는 평신도 단체", 즉 레지오 마리애를 뜻한다.

 

몽포르의 성 루도비꼬 마리안는 이미 300여 년 전에 그러한 평신도 사도직 단체가 나올 것을 예언하였다.

 

"다가오는 시대에 세속과 악마와 육신과 맞서 싸울 예수와 마리아의 용감무쌍한 군단이 일어날 것이다"(참된 신심 114항).

 

이 성인은 마리아의 군사들이 악마와의 싸움에서 마리아를 통하여 승리할 것이라고 하면서 다음과 같은 요지를 말하고 있다. 마리아는 악마들에게는 질서정연한 군대처럼 두려운 분이다. 왜냐하면 하느님이 마리아께 악의 세력을 쳐 이기는 능력을 주셨고, 악마들은 겸손하고 비천한 여종 마리아에 의해 패배당하고 처벌되는 것을 분하게 여기고 큰 수치로 여기기 때문이다. 마리아의 은총은 주님의 용감무쌍한 병사들의 용기를 북돋아 주며 신념을 더욱 굳게 할 것이다. 하느님 앞에 마리아의 군사들은 성덕에 있어 출중하며 불타는 열성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뛰어난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하느님의 특별한 협조를 얻어 발뒤꿈치와 같은 겸손과 마리아와의 일치에서 뱀의 머리를 눌러 부수고 예수 그리스도의 성업을 승리로 이끄는 것이다(참된 신심 50-54항 참조).

 

현대는 하느님과 인간 영혼에 도전적이고 이기적인 어두운 세상이다. 이러한 세상에 마리아를 모시는 일을 레지오 마리애가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일의 성패 여부는 레지오의 영적 지도자나 교회 당국자가 이 단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 영적 군대를 누가 어떻게 작동하느냐에 따라 레지오가 훌륭한 기관도 될 수 있고 보잘것없는 기관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점에 대해 교본 본문은 확신을 가지고 단언한다. "레지오 마리애는 그 조직 체계가 다음과 같은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관임을 확신하고 있다. 즉 레지오는 온 세계를 손 안에 넣고자 하는 일에 교회 당국자가 작동시켜 주기만을 바라고 있는 기관이며, 또한 영혼들에 대한 성모님의 모성적 사업 및 뱀의 머리를 바수는 사명 수행의 대항자로서 활용하시고자 마련한 기관이 된다고 확고히 믿는다."

 

당시 광주 교구장 서리였던 고 하롤드 헨리 신부(광주 대교구장, 제주 교구장 역임)는 1953년도에 목포에서 3개의 쁘레시디움을 설립하여 성모님을 모시고 선교에 앞장선 결과 오늘날엔 전국적으로 2만6천 개가 넘는 쁘레시디움과 50여 만 명의 단원들이 기도와 활동으로 막대한 힘을 발휘하면서 성모님을 세상에 모시는 일을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