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책 소개)

격이 높은 의로움

독서는 머리로 떠나는 여행, 여행은 몸으로 하는 독서 2011. 2. 16. 18:11

 격이  격이 높은 의로움으로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있었던 일이다.
같은 대학에서 공부한 두 친구가 있었다.
그중 한 친구는 은행가가 되었고, 다른 친구는 판사가 되었다.

20년이 지난 어느 날, 은행가가 된 친구는
수 백만 달러를 횡령한 혐의로 기소당하게 되었다.
그런데 우연히 이 사건은 판사가 된 친구에게 배당되었고
언론은 사태 추이에 큰 관심을 쏟았다.
만약 은행가의 죄가 입증되더라도 피고가 친구라는 이유로
판사가 관대한 처벌을 내릴 것인지,
오히려 언론의 비난을 의식해서 지나치게 가혹한
처분을 내릴 것인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재판 당일, 배심원들에 의해 내려진 판결은 유죄였다.
판사는 해당 죄목에 적용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형량인
수십억 달러의 벌금을 선고했다.
그런 뒤 그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법복을 벗은 다음,
친구를 다정히 껴안으며 이렇게 말했다.

“내 모든 재산을 팔았네.
이제 이것으로 자네의 빚을 청산하도록 하세.”

격이 낮은 의로움의 시선은 날카롭고 차갑기만 하다.
격이 높은 의로움의 시선은 오히려 부드럽고 따뜻하다.

우리는 ‘다름’을 너무 쉽게 ‘틀림’이라는 말로 바꾼다.
우리가 편가름을 하고 노선 싸움을 하는 것도
다름을 틀림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다름’이 ‘틀림’이 아님을 생각할 줄 아는 성숙한 사회가 될 때,
서로의 행복이 되살아난다.


▒ 차동엽, ‘행복선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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