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경영/성공학

삼성 “디자인도 초일류로” 밀라노회의

독서는 머리로 떠나는 여행, 여행은 몸으로 하는 독서 2010. 11. 24. 16:33

 

“삼성 디자인, 애니콜 빼곤 1.5류”

 

 

이건희 회장 밀라노박람회서 단독인터뷰 - 아직 세계최고 아니다
디자인이 가격 결정
밀라노=이광회기자

입력 : 2005.04.14 18:03 27'


 
 
 
“애니콜은 일류지만, 삼성의 (평균적인) 디자인 경쟁력은 1.5류(流)입니다.”삼성그룹 이건희(李健熙) 회장은 13일(현지시각) 개최된 밀라노 가구박람회장에서 기자와 만나 삼성그룹의 디자인 실력이 아직 미흡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최고의 회사지만 세계 최고수준에는 못 미친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했다.

 

‘매출 135조원에 19조원의 경상이익.’ 삼성측은 이 같은 경영실적을 1996년 이건희(李健熙) 회장이 선포한 ‘신경영’의 결과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신경영은 1993년 이 회장이 사장단·고위 임원들에게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질타한 독일 프랑크푸르트 전략회의가 그 씨앗이 됐다. 이 회장은 또 로스앤젤레스·오사카·도쿄·샌디에이고 등 해외전략회의 때마다 새로운 전략을 만들어 왔다. 조선일보 산업부는 이 회장이 이번 밀라노 디자인 전략회의에서 추구하려는 삼성의 변신을 직접 목격, 독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현장 취재에 나섰고, 현지에서 이 회장과 만나 독점 인터뷰를 가졌다.

 

 이 회장은 지난 10일부터 이탈리아 밀라노를 찾아 삼성그룹의 밀라노 디자인 전략회의를 주관하는 등 ‘디자인 경영’에 몰입해 있다. 다음은 밀라노 가구박람회장에서 가진 인터뷰 일문일답 내용.


―밀라노에서 디자인 유럽 전략회의를 개최하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모든 물건은 싼 게 있고, 비싼 게 있어요. 그런데 디자인으로 겉모양을 예쁘게 만들고, 또 물건이 잘 빠졌다는 평가를 받으면, 같은 값이면 디자인 좋은 것이 팔릴 것이고, 결국 (회사는) 가격을 비싸게 받을 수 있겠지요. 회사 입장에서는 같은 제품을 비싸게, 가치 있게 팔아야 생존할 수 있어요. 이번에 밀라노에서 주력사 사장들과 함께 디자인 전략회의를 연 목적이 여기에 있습니다.”


―삼성그룹의 모든 계열사가 디자인 경쟁력을 갖춰야 할 정도로 디자인이 경영의 핵심으로 등장했나요?

“그렇습니다. 내가 맡고 있는 전자다, 뭐 이런 것뿐 아니라, 모든 제품, 섬유까지, 패션이 안 들어가면 안 됩니다.”


―하지만 섬유나 패션 쪽은 이태리 등 선진국과 격차가 상당한데요….

“어느 한 업종만 잘 하는 것으로는 만족할 수 없습니다. 삼성은 모든 업종과 계열사들에서 디자인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섬유 쪽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패션 경쟁력은 반드시 갖춰야 합니다.”


―삼성의 디자인 기술을 평가하면, 애니콜(Anycall)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지 않습니까?

“예, 애니콜은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외에는 아직 1.5류에 불과합니다. 아직 갈 길이 멀고, 상당히 노력해야 할 겁니다.”


―이번 전략회의의 성과를 말씀해 주십시오.

“계열사 사장단들과 밀라노 곳곳에서 명품제품들의 디자인 실력을 살펴보고 있어요.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우리 눈으로 보면 (우리 것과 품질은) 똑같은데 가격은 완전히 다르다’라고 말이지요. 세계 디자인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는 것 자체가 큰 성과입니다.”

 

삼성 핵심전략 이제는 디자인" 이회장 밀라노 회의서

밀라노=이광회기자 조형래기자 입력 : 2005.04.14 17:58 08'


삼성그룹의 이건희(李健熙) 회장이 “삼성의 차세대 핵심전략은 바로 디자인”이라고 선언했다. 이 회장은 14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주요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 디자인 전략회의를 가졌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전(全) 계열사의 디자인 역량을 세계적인 명품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삼성측은 밝혔다. 10년 전 디자인 혁명을 선언했던 삼성이 ‘제2의 혁명’에 나서는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 10일 아르마니와 베르사체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를 배출한 ‘디자인의 메카’ 밀라노에 도착했다. 그는 하루 휴식을 취한 뒤 12일에는 ‘전 세계 최고 명품거리’로 유명한 제수(GESU) 거리를 둘러봤다.

13일에는 아침 일찍 숙소인 포시즌(Four Seasons)호텔을 출발, 7만평이 넘는 밀라노 가구 박람회 현장을 6시간 이상 둘러봤다. 부인 홍라희(洪羅喜) 여사와 그룹 사장단이 이 회장을 수행했다. 디자인 경쟁의 현장을 보여주며 전 계열사에 자신의 메시지를 강하게 심으려는 뜻인 것 같았다.

 

이건희 회장 "세계적 디자인 천재 잡아라"
밀라노 전략회의서 '제2 디자인혁명' 주문
 
 
 
지난 13일 오후(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가구박람회장.
첨단 디자인과 패션의 경연이 벌어지는 이곳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탈리아 명품 가구업체 몰테니사 부스에서 걸음을 멈춘 이 회장 뒤에는 이학 수 구조조정본부장과 김인주 구조본 차장,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 , 최지성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 제진훈 제일모직 사장이 수행했다.이 회장은 수행한 경영자들에게 "가구 디자인은 건설과 전자, 패션의류 디자인 과 흐름을 같이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가구는 소비자들의 요구( 니즈)를 가장 빠르게 반영하는 제품인 만큼 세계적인 명품 가구업체들이 어떻 게 유럽의 고급취향 문화를 접목시켜 디자인에 반영해 나가고 있는지 세계 프 리미엄 디자인의 최첨단 흐름을 경험해 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장남인 재용 씨(삼성전자 상무)와 차녀 서현 씨(제일모직 상무보)도 박람회를 둘러보고 디자인에 관한 영감을 얻도록 했다. 이 회장은 14일 현지에서 주재한 디자인전략회의에서 삼성의 혼을 담은 월드 프리미엄 브랜드(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제2의 디자인혁명을 주 문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최고경영진부터 현장사원까지 디자인의 의미와 중요성을 새 롭게 인식해 세계 일류에 진입한 삼성제품을 품격 높은 명품으로 만들라"고 말 했다. 또 "명실공히 월드 프리미엄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디자인, 브랜드와 같은 소프트경쟁력을 강화해 기능과 기술은 물론 감성의 벽을 모두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이날 회의 결과를 토대로 '밀라노 4대 디자인전략'을 내놓았다. 먼저 누가 언제 어디서 보더라도 한눈에 삼성제품임을 알 수 있도록 삼성 고유의 철 학과 혼을 담은 디자인을 만들기로 했다.

이 회장은 사장단에 “누가 봐도 삼성 제품임을 알 수 있도록 독창적인 디자인과 쓰기 편한 기능체계를 구축하라”고 지시했다고 삼성측은 밝혔다. 국적·성별을 가리지 않고 세계 디자인 트렌드를 주도할 ‘천재급’ 인력을 확보하라는 이 회장의 특별주문도 있었다.

이 회장과 사장단은 삼성전자 밀라노 디자인연구소에 들러 소니·샤프·파나소닉 등의 제품과 삼성의 제품을 비교해 보기도 했다.

 

 

이번 회의에는 삼성 구조조정본부 이학수(李鶴洙) 부회장과 김인주(金仁宙) 사장, 삼성전자 이기태(李基泰·정보통신)·최지성(崔志成·디지털미디어)·이현봉(李鉉奉·생활가전) 사장, 제일모직 제진훈(諸振勳)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회장의 아들인 삼성전자 이재용(李在鎔) 상무와 딸인 제일모직 이서현(李敍顯) 상무보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의 이 회장은 건강해 보였고, 표정도 밝았다. 박람회장에서 한국 관람객이 이 회장을 알아보고 인사하자 “나도 정말 반갑습니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