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룩, 중요 연설문/아름다운 시

홀로 울게 하소서

독서는 머리로 떠나는 여행, 여행은 몸으로 하는 독서 2010. 4. 28. 23:04

 

 어머니

 

먹보요 술꾼이며

죄인들의 친구 

가난한 사람

억울한 사람

병든 사람

어린이와 창녀들과 세리들

사람대접 못받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하늘의 일이 땅의 일이라고

세상을 외치다

반대 받는 표적이 되어

스스로 십자가를 만들어 지고

외로이 못박혀 죽어간 아들,

 

그가 곧 하느님이라는 

신령한 믿음 때문에

숨어 사랑하고

숨어 기도하고

숨어 기다리고

숨어 눈물 흘리신 어머니,

아들의 일이기에

예리한 칼에 찔리는 아픔도

가슴에 묻고 살았으니

 

거짓과 위선으로

캄캄한 이 고통의 바다를

오늘도 땅 끝에서 밝히고 있는

바다의 별,

사람의 아들의 어머니여

우리네 어머니의 어머니여!

 

(김형영, 『홀로 울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