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룩, 중요 연설문/아름다운 시

은총의 눈을 뜨니

독서는 머리로 떠나는 여행, 여행은 몸으로 하는 독서 2010. 4. 13. 09:36

 

은총의 눈을 뜨니

 

이제사 비로소

두 이레 강아지만큼

은총에 눈이 든다.

 

이제가지 시들하던 만물 만상이

저마다 신령한 빛을 뿜고

그렇듯 안타가움과 슬픔이던

나고 죽고 그 덧없음이

모두가 영원의 한 모습일 분이다.

 

이제야 하늘이 새와 꽃만을

먹이고 입히시는 것이 아니라

나를 공으로 기르고 살리심을

눈물로써 감사하노라.

 

아침이면 해가 동족에서 뜨고

저녁이면 해가 서쪽으로 지고

때를 넘기면 배가 고프기는

매한가지지만

 

출구가 없던 나의 의식 안에

무한한 시공이 열리며

모든 것이 새롭고

모든 것이 소중스럽고

모든 것이 아름답다.

 

(구상,『마음의 눈을 뜨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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