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룩, 중요 연설문/아름다운 시

마음을 찍는 사진기

독서는 머리로 떠나는 여행, 여행은 몸으로 하는 독서 2009. 7. 13. 11:22

 

어느 마을 시장에

사람의 마음을 찍는 사진기가 있었습니다

 

어떤 유명한 정치가가 찍었더니

커다란 돈 다발이 찍혔습니다

 

돈 많은 사장님을 찍었더니

술과 여자가 찍혀 나왔습니다

 

어떤 남자는 늑대가 찍혀나오고

어떤 여자는 여우가 찍혀나왔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이 시장에

얼굴이 험상궂게 생긴 사나이가 나타났습니다

사람들은 생각 했습니다

 

틀림없이 무시무시한 흉기가 찍혀 나올거야 ! 생각했습니다

 

사나이가 카메라 앞을 지나갔습니다

방긋웃는 아이의 얼굴이 찍혔을뿐

사나이는 단지 미역 한 꾸러미만을 들고

시장을 벗어나고 있었습니다

 

ㅡ정채봉님의 ``내가슴 속 램프`` 중에서

 

 

과연 나의 모습은 어떻게 찍혀 나

 

'어룩, 중요 연설문 > 아름다운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무  (0) 2010.01.11
등산화  (0) 2009.12.29
젖은 등산화  (0) 2009.12.29
말을 위한 기도  (0) 2009.11.18
깨끗함의 기도  (0) 2009.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