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복음 묵상

다시찾은 마음의 평안

독서는 머리로 떠나는 여행, 여행은 몸으로 하는 독서 2013. 7. 3. 23:19

2013년 7월 3일 성 토마스 사도 축일

 

토마스 사도는 예수님의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로 ‘쌍둥이’라고도 불렸다(요한 20,24 참조). 갈릴래아 출신의 어부였던 토마스는 매우 강직한 제자로 드러난다. 예수님께서 당신을 해치려는 유다 지방의 베타니아로 가시려 하자 이를 만류하던 다른 제자들과 달리, 그는 “우리도 스승님과 함께 죽으러 갑시다.”(요한 11,16) 하고 큰 용기를 보였던 것이다.
부활하신 주님을 뵙지 못한 토마스는 강한 불신도 보였다.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요한 20,25). 그러나 살아 계신 주님을 뵙고서는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요한 20,28) 하고 고백하였다. 이러한 토마스 사도는 인도에서 선교 활동을 펼치다가 그곳에서 순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묵상

안셀름 그륀 신부의 『다시 찾은 마음의 평안』이라는 책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자신의 그림자를 몹시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걸어가는 동안 계속 자신을 졸졸 쫓아오는 그림자가 못마땅하였습니다. 그래서 ‘빨리 달려 그림자에서 도망치자.’고 생각하며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그림자는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고 그의 발이 땅에 닫는 순간마다 다시 따라왔습니다. 그가 ‘좀 더 빨리 달려야겠다.’고 생각하며 점점 더 빨리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하여 숨이 턱에 찰 지경에 이르기까지 달렸고, 마침내 그는 땅에 고꾸라져 죽고 말았습니다.
저자 안셀름 그륀 신부는 이 이야기에서, 그가 주변의 나무 그늘로 들어갔더라면 어렵지 않게 자신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며, 더 이상 달릴 필요도 없이 나무 그늘 아래서 편안하게 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합니다.어둠이 어둠 안에서 사라지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시어 토마스에게 당신의 상처를 보이셨습니다. 그런데 부활이라는 것은 비천한 것에서 영광스러운 몸으로 되살아나고, 약한 것에서 강한 몸으로 되살아나는 것입니다(1코린 15,43 참조). 그래서 사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셨을 때 굳이 죽음의 상처를 남기지 않으실 수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굳이 그 자국을 남기시고, 또 이를 토마스에게 보여 주신 데에는 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그 상처에 담긴 죽음을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죽음 없이는, 상처 없이는 부활도, 참된 평화도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토마스처럼 예수님의 상처 안에 머물도록 합시다. 그래서 우리의 상처를 그분의 상처 안에서 낫게 합시다. 우리의 어둠을 그분의 상처 안에 담긴 어둠을 통하여 지우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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