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룩, 중요 연설문/교부및 성인들의 강론

潘 ‘多者시대 강한 유엔’ 주창. 인권·빈곤 등 글로벌 이슈 해결 선도 의지 피력

독서는 머리로 떠나는 여행, 여행은 몸으로 하는 독서 2011. 6. 22. 15:29

연임에 성공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강력한 유엔’을 내걸고 향후 5년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위기에서 드러났듯 세계는 지금 문제가 터지면 어느 한 국가에서 해결할 수 없는 다자시대를 맞고 있다. 유엔이 미국을 비롯한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에 의해 움직인다고 하지만, 강대국이 해결하지 못하는 공백지대 역시 빠르게 커지고 있다.

반 총장은 이 같은 시대흐름을 ‘신 다자주의’라고 불렀다. 반 총장은 21일 수락연설에서 “4년반 전에 집단행동의 새로운 정신으로 신 다자주의를 주창하며 우리의 일을 함께 시작했다”면서 “우리는 통합과 상호 연결의 시대, 어떤 나라도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시대, 모든 나라가 해결책의 일부가 되어야만 하는 새로운 시대를 살고 있음을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이 같은 시대의 각종 이슈를 유엔이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유엔의 르네상스를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유엔의 선도적 역할은 반 총장이 주창하는 강한 유엔의 핵심적 가치이다. 이는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유엔은 세계적 이슈를 선도하는 기관이 아니라, 뒤치다꺼리를 하는 기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유엔이 선도적 역할을 내세우면서 주력한 분야가 기후변화빈곤문제 해결이다. 반 총장은 “임기 초기에만 해도 기후변화는 눈에 띄지도 않는 문제였지만 오늘 우리는 이를 글로벌 어젠다로 다루고 있다”면서 달라진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반 총장은 오는 9월 세계 100여개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유엔 총회에서 이 같은 분야를 포함한 자신의 2기 청사진을 밝힐 계획이다. 특히 세계 빈곤 문제 해결과 관련해서도 현재 진행 중인 새천년개발목표(MDGs) 만료일(2015년)을 4년도 채 남겨놓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

반 총장은 올해초 불어닥친 재스민 혁명에 적극 대처하면서 개인적 리더십은 물론 유엔의 역할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 총장은 수락연설에서도 “우리는 아이보리코스트와 북아프리카 등에서 인권과 정의, 민주주의를 굳건히 지키려고 노력해왔다”면서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얼마나 먼지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설립된 국제연맹이 미국의 참여 없이 실패했던 것을 교훈 삼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엔은 미국의 영향력이 증대되는 방향으로 구성됐다. 이는 현실 정치의 반영이다. 이 과정에서 유엔은 미국과 선진국, 제3세계 등이 뒤엉켜 갈등을 일으키는 무대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반 총장 재임과 함께 갈등 중재자로서, 어젠다 형성자로서 유엔의 역할이 커져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유엔 사무총장직을 “세상에서 가장 불가능한 직업”이라고 부르며 “누구도 반 총장만큼 유엔 사무총장의 역할이 갖는 부담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찬사를 보냈다.

워싱턴 = 천영식특파원 kka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