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입력 2010-06-02 15:06
한국월드컵축구대표팀 '허정무호'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볼턴에서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이청용(21)은 지금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함께 한국 축구의 중심에 우뚝 서 있다.
그의 장기인 화려한 드리블과 반박자 빠른 템포의 칼날 패스는 기존 한국 선수들에게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축구 재능'이다. 한국에서 초교·중학교(중퇴)을 거친 뒤 K리그 서울에서 단련된 '메이드 인 코리아' 이청용이 다른 토종 선수들과 차별화된 컨텐츠를 확보한 '비결'은 무엇일까.
타고난 재능만으로 그의 장점과 현재 진행형인 가파른 성장 속도를 설명할 수는 없다. 노력이라는 성공의 필수 요소에 담긴 이청용 만의 숨은 노하우를 살펴봐야 한다. 그가 15세 때인 2003년 서울 입단 이후부터 지금까지 써온 '축구 일기'에는 어렴풋이 해답이 숨어 있다. 서울 입단 이후 코칭스태프의 권유로 축구 일기를 쓰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생활의 일부가 됐다. 볼턴에서도 이청용은 틈틈이 축구 일기를 쓴다. 스포츠서울이 단독 입수한 이청용의 '축구 일기' 일부에는 2007년 12월 3일부터 2008년 3월 17일까지 진행된 FC서울과 올림픽 대표팀에서의 훈련 내용, K리그 시즌 초반 경기를 치르며 느낀 단상이 기록돼 있다.
◇'꼼꼼한 성격' 엿보이는 '훈련 일기'
이청용의 축구일기는 일주일에 한차례 정도 휴식일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이어진다. 책장을 넘기면 우선 깔끔하고 여성스러운 글씨체가 눈에 들어온다. 볼펜 색깔을 바꿔가며 필기 내용을 구분한 세심함도 빛난다. 글씨체 만큼 내용도 꼼꼼하다. 우선 이청용은 그날 훈련 내용을 노트에 채웠다. 전술 훈련이나 특이한 훈련 내용은 직접 그림을 그렸다. 훗날 자신이 지도자로서 활용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이청용의 높은 전술 이해도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일기를 보면 절로 알 수 있다.
이따금 훈련이나 경기, 향후 목표에 대한 단상이 기록돼 있지만, 대부분의 내용은 감정이 거의 들어가지 않은 건조체로 쓰여 있다. 2008년 1월 15일 라망가에서 진행된 올림픽 대표팀 전지훈련 도중 발목을 다쳤지만 이날 일기에는 대표팀 훈련 내용이 시간대별로 전부 기록돼 있고, 옆에 붉은 글씨로 '발목 다침'이라고만 짧게 적혀 있다.
이청용은 2008년 1월 26일 올림픽 대표팀 스페인 전지훈련 마지막 날에는 "올시즌 좋은 일이 많을지 나쁜 일이 많을 지는 (내가) 어떻게 햐느냐에 따라 달린 것 같다"고 적었고, 곧바로 이어진 서울의 터키 전지훈련 마지막날인 2월 18일에는 "모든 준비는 끝난 것 같다. 절대 자만하지 말고 무조건 열심히만 하자!"라며 새 시즌을 맞이하는 다짐을 머릿 속에 새겼다. 그해 2월 17일 팀 전술 훈련을 실시했을 때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지 "우리는 지금 로보트 축구를 하고 있다"며 답답한 마음을 스스로에게 되뇌이기도 했다.
◇'몰입'과 '집중', 이청용의 성공 비결
이청용의 아버지 이장근 씨는 "청용이가 쉬는 날 특별히 집에서 개인 훈련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혼자 훈련하는 건 거의 보지 못했다. 오직 팀 훈련 시간에만 집중하는 편이다. 팀 훈련 외에 웨이트 트레이닝은 가끔 하지만 집에 오면 주로 쉬거나 친구들을 만난다"고 말했다. 이청용은 남몰래 '비밀 훈련'을 통해 실력을 향상시키기 보다는 축구 일기를 통한 '이미지 트레이닝'을 중시한다는 설명이었다. 그날 훈련 내용을 자세히 적는 과정을 통해 머릿 속에 다시 한번 내용을 되새기며 성과를 극대화하는 셈이다. '머리가 좋다', '센스 있다' 등 이청용의 이름 앞에 늘 달리는 수식어들은 일기장과 펜을 통해 서서히 완성됐다.
이청용은 짧은 훈련 시간에 '몰입'하는 동시에 축구에만 '집중'하는 생활 패턴을 갖고 있다. 축구 일기에 기재된 그날의 자세한 훈련 내용이 이청용의 그날 하루 일과의 전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해 볼턴 입단 이전까지 한국 생활 동안 그의 한달 용돈은 30~40만원에 불과했다. 대부분이 식사 비용이었다. 술은 아예 입에 대지도 않고, 생활은 검소하다. 친구가 거의 없는 현재 영국에서의 생활은 더 단조롭다.
아버지 이씨는 "청용이의 생활을 옆에서 보면 정말 단순하다. 훈련과 경기, 휴식이 전부다. 이따금 중학교 동창들을 만나면 프로 선수인 청용이가 밥값을 내는 경우가 많은데 청용의 친구들이 나한테 '청용이는 밥을 살 때 술을 시켜주지 않아 불만'이라고 하소연하더라. 자기가 아예 술을 입에 대지 않으니 친구들도 당연히 술을 마시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아예 시켜주지도 않는 것이다. 친구 입장에서 보면 청용이는 참 눈치 없고 재미없는 유형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석기자 monami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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