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송이 (김기현 요한) 신부님
연중 제26주간 목요일
루카 복음 10장 1~12절
한 달에 한 명씩 냉담자들을 데려옵시다.
몇 달 전에 사무장님께 부탁해서 스무 살에서 서른다섯 살까지의 냉담자 명단을
뽑아 달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몇 명 정도가 냉담하고 있었을까요?
1500명이 냉담하고 있었습니다.
엄청난 숫자죠.
몇 달 전에 200명 정도에게 전화를 하다가 멈추었는데요.
이 번 찬양미사를 준비하며 다시 전화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많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마음이 어떠했는지 조금은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을 파견하시며 이런 말씀을 하시죠.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저도 그런 마음이 조금은 느껴집니다.
하지만 우리 본당의 일꾼이 그렇게 적은 것만은 아닙니다.
제가 아침마다 문자를 보내고 있는 청년이 100명입니다.
많죠?
그 중에 활동하고 있는 청년은 50~60명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활동하고 있는 청년들의 숫자가 ‘예수님이 파견한 제자들의 숫자’와 비슷한데요.
우리에게도 지금이 주님의 파견명령을 받아, 본격적인 선교활동을 하기에
적절한 시간일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파견 받은 한 사람이 한 달에 한 명씩 잃은 양을 찾아 데려온다면
어떻겠습니까?
아마 내년 말이면 잃은 양들을 모두 하느님께로 돌아오게 할 수 있을 겁니다.
한 마리 양을 되찾아도 기뻐하시는 하느님이신데,
1500명의 양을 되찾는다면 하느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시겠습니까!
그런데 막상 시작하려고 하면 막연하고 아는 것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순간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네... 난 해 본적이 없어...
나도 하느님 사랑을 체험하지 못했는데 무슨 이야기를 하라는 거야..’
라고 외면하시는 분이 있으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마음이고 의지입니다.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다 되게 되어 있습니다.
저도 선교 경험이 없는 대부분의 청년들과 같은 처지입니다.
그래서 무작정 시작하고 있습니다.
냉담하는 청년들을 초대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냉담자들에게 전화하고,
묵상 메일을 보내고, 문자를 보냅니다.
또 그들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제 책상 위에는 세 가지 명단, 곧 냉담자들, 활동 안 하는 청년들,
그리고 활동으로 옮겨간 청년들의 명단이 있습니다.
그 명단을 하나하나 보며 그들이 예수님께 돌아와
예수님의 제자로 거듭나기를 바라며 기도합니다.
언젠가 그렇게 되리라 믿습니다.
또 기회가 된다면 냉담자들을 방문하고, 인천 지하철 같은 곳에 나가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커피라도 타주고 싶습니다.
그 모든 자리가 우리 신앙인들의 현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현장에 나가서 부딪히고 깨지다보면,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보다 분명히 깨닫고 준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시 베이스 캠프로 돌아와 기도와 미사와 말씀과 친교 안에서
배우고 깨닫고 힘을 얻어 다시 현장에 나가고..
다시 베이스 캠프로 돌아왔다가 현장에 나가고...
그러다보면 선교에 대한 내공이 쌓여가고,
한 명 두 명 성당을 찾는 청년들이 생겨나리라 생각합니다.
함께 시작해 봅시다.
‘매월 첫째 주 미사에 청년 한 명을 초대하기’입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울지마 톤즈’라는 영화를 보았다.
영화를 보기 전에 자매님이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신부님은 톤즈가 지명이라는 걸 아셨어요?”
“예”
“우리 엄마는 톤즈가 이태석 신부님 세례명인 줄 아셨데요~”
인천교구 밤송이(김기현 요한)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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