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송이 (김기현 요한) 신부님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주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목소리에 순종합시다
마태오 17,1-9
월요일 새벽 미사가 끝나면, 형제님들 몇 분과 함께 해장국을 먹으러 갑니다.
신흥동에 있는 아주 맛있는 해장국 집을 다녀오는데요.
갔다 오는 길에 형제님 한 분이 어디서 들었다며 이런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세상 살면서 세 여자 목소리만 잘 듣고 살면 된다잖아.
첫 번째는 어머니 목소리,
두 번째는 부인 목소리, 그리고
세 번째는 네비게이션 안내 목소리~”
그 말을 듣고 30퍼센트 정도 공감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부인도 없고 차도 없기 때문입니다.
저 말고 다른 형제님들은 많이 공감하시는 듯 했습니다.
여러분들도 공감하시나요?
실제로 어렸을 때는 어머니 말씀대로, 공부하고 성당 다니고 운동하고
반찬 가려 먹지 않으면, 건강하고 밝은 아이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 결혼해서 부인의 목소리를 잘 들으면,
노후도 보장되고 집안 살림도 잘 꾸려갈 수 있겠죠.
그리고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목소리를 잘 따라야, 원하는 목적지에 제대로 갈 수 있겠죠.
그 세 가지 목소리 말고도, 우리가 따라야 할 목소리가 하나 더 있습니다.
예상하시리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오늘 복음 5절의 말씀입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우리가 정말 귀 기울여 들어야 할 목소리는 바로 예수님의 목소리일 겁니다.
때로 그 목소리가 약하고 여리게 들릴수 있습니다.
그래도 그 여린 목소리를 무시하고 외면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나가는 목소리려니 하고 지나치면 안됩니다.
예수님께서 정말 좋은 것을 주시는 분이라는 것을 믿는다면,
또 우리 영혼을 구원하리라는 것을 믿는다면,
그분의 여린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목소리에 순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음이 혼란스럽고 복잡할 때 마음속에서
‘기도하고 싶다.’ 라는 목소리가 들릴 때가 있을 겁니다.
그러면 즉시 기도해야 합니다.
방에서 무릎을 꿇든지, 성당에 나와서 성체 앞에 무릎을 굻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마음속에 괴로움과 어려움을 주님께 보여드려야 합니다.
또 냉담한지 오랜 된 사람은 ‘이제는 성당에 나가야 할 텐데...’ 라는 목소리가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 목소리를 무시하지 말아야 합니다.
어색하고 쑥스럽지만 성당에 나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고해성사를 보고 미사를 봉헌해야 합니다.
또 마음에 부정적인 생각과 근심과 걱정들이 몰려 올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식사 하면서도 걱정, 대화하면서도 걱정, 일하면서도
걱정에 사로잡혀 있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마음 속에서 ‘밝고 기쁘게 살아가고 싶다.’ 라는 목소리가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밝은 것을 기억하고 감사했던 일을 기억하고 아이들과의 따뜻한 시간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야 감사하고 기뻐하며 살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음속에 용서하지 못할 것만 같은 사람의 얼굴이 문득 측은하게 느껴지며
‘그 사람과 화해하고 싶다.’ 라는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그 목소리대로 그 사람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전화를 할 수도 있고, 방문을 할 수도 있을 겁니다.
또 집에서 멀리 떨어져 살게 되었을 때,
가족들의 얼굴이 떠오르며 ‘그 때 좀 더 잘할 걸...’ 이라는 목소리가 들릴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그 목소리대로 가족들에게 전화해서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말할 수 있어야합니다.
또 안부를 물을 수도 있을 겁니다.
시간이 되면 집에 찾아가서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고
그 동안의 나누지 못했던 대화들을 나누며 작은 사랑을 실천할 수 있을 겁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잘 되기를 바라시고, 복을 받아 누리기를 바라시는 분이십니다.
또 우리가 생명과 사랑이 있는 하느님 나라로 무사히 도착하기를 바라시는 분입니다.
따라서 그분의 목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귀 기울여야 합니다.
그리고 그 목소리에 따라 살 수 있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그 동안 방황하며 살아왔던 사람이 있다면,
그 동안 어리석은 선택으로 고생했던 사람이 있다면,
그 동안 관계가 깨지고 무너지는 것을 체험한 사람이 있다면,
그 동안 행복하지 못했다면,
이제라도 주님의 말씀을 들으십시오.
그리고 주님의 말씀에 순종해 보십시오.
그분이 마련하신 복과 상을 받아 누리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인천교구 밤송이(김기현 요한)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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