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강론

주님의 부르심을 외면하지 맙시다.

독서는 머리로 떠나는 여행, 여행은 몸으로 하는 독서 2017. 7. 20. 07:52

밤송이 (김기현 요한) 신부님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탈출기 3장 1~6,9~12절) 주님의 부르심을 외면하지 맙시다.


오늘 독서에 보면, 하느님이 모세를 부르시고 당신의 일을 맡기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모세는 이러저러한 핑계를 대며 그 부르심을 외면하려고 하는 듯합니다.

그 모습을 들여다보면서 ‘나는 모세와 같이 하느님의 부르심을 외면하려고한 적은 없는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는데요. 이런 일이 떠올랐습니다.

예전에 밥을 먹고 나서 예비자 교리 할 내용을 마무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밖에서 첫영성체 교육을 하는 아이들 몇몇이 입을 모아 ‘신부님~신부님~’ 하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예비자 교리를 마무리해야 하는데, 아이들이 계속 부르니까,

집중이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없는 척하고 가만히 있으면 가겠지..’하고 조용히 있었는데, 아이들이 가지 않고 점점 더 큰 소리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짜증난 얼굴로 나가서 왜왔냐고 물어보니까, 아이들이 묵주 만든 거 축복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한두 명 축복해 주면, 첫 영성체 하는 아이들이 드문드문 계속 올 것 같아서, 미사 끝나고 해 준다고 이야기를 하고 아이들을 돌려보냈습니다.


그리고 나서 미사를 하는데, 마침 영광송 부분에서 성작을 들고 기도를 하는 중에, 성작에 새겨진 그림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잃어버린 양을 들쳐 메고 있는 목자의 모습이었는데,그 모습을 보니까 아이들이랑 함께 놀아주지 못하고, 심지어 나를 찾아온 아이들도 돌려보내는 제 모습이 예수님을 닮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레시오 수도회를 만든 돈보스코 성인은‘아이들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않는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살레시오 수도회의 수사님과 수녀님이 계신 캠프장에 가보면, 수사님·수녀님들이 늘 아이들과 함께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아이들은 그렇게 자신들과 함께 해 주는 수사님·수녀님에게서 사랑을 느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태석 신부님도 그러한 사실을 아프리카에 가서 새삼 느끼고 깨달으셨던 것 같은데요.

신부님이 쓰신 책에 보니까, 그분이 아프리카에 갔을 때 부족한 것이 너무 많아서 정말 많은 것을 계획하고 실행했었다고 하는데요.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함께 해 주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아마 주님께서 저에게 바라시는 것도 마찬가지일 거 같습니다.

‘요한아, 아이들과 함께 해 주어라.

작업하는 형제님들과 함께 해 주어라.

청소하시는 자매님들을 도와주어라.

외로워하는 할머님들과 함께 하여라.’ 하실 텐데요.

저는 그 소리를 외면할 때가 많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


오늘은 그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려고 합니다.


비가 오지 않으면 부엌 지붕 씌우는 작업이 있을 예정인데요.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지만 함께 해야겠네요~^^

오늘 하루, 주님의 부르심을 외면하지 않는 신앙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봅시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미사 전에 복사 아이에게 말했다.


“복사야~ 너희 아버지한테 성당에 같이 가자고 해봐~”

“말해 봤는데 안 가신데요...”

“복사야.. 아빠를 성당에 나오게 하려면 몇 번 말해야 되는지 알아?

적어도 100번은 말해야 되~”


그러자 아이가 그럴 수 없다며 이런 이야기를 했다.

“안돼요, 세 번 이상 말하면 맞아요~”


인천교구 밤송이(김기현 요한)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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